<표준사전>에 ‘지붕 위에 지붕’(옥상가옥)을 “지붕 위에 또 지붕을 만든다는 뜻으로, 흔히 물건이나 일을 부질없이 거듭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했다.
중국 육조시대의 송나라에 <세설신어>라는 책이 나왔는데, 후한 말기에서 동진 시기에 걸쳐 병사들의 말, 덕행, 문학 따위에 얽힌 숨은 이야기(일화)를 수록한 그 ‘문학편’에 ‘지붕 아래 지붕’(옥하가옥)이라는 말이 있다. 동진의 경중초가 그때의 서울 건강(지금의 난징=남경)의 아름다움을 기리어 지은 ‘양도의 글’은 서울 종잇값을 끌어올릴 만큼 평판이 좋았다. ‘양도’는 건강의 딴이름이다. 그러나 베스트셀러가 항상 명작인 것은 아니다. 사안은 “이것의 평판이 좋은 것은 그때 가장 두드러진 권력자 경량이 일가친척이어서였을 뿐이다. 실제는 ‘지붕 아래 지붕’(옥하가옥)으로 거의 선배의 작품을 흉내낸 것일 뿐, 옹졸하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이미 있는 지붕(작품) 아래에 그와 비슷한 지붕을 만든다는 것으로, 지금 우리가 쓰는 ‘지붕 위에 지붕’(옥상가옥)과는 겉이 다른 것 같지만 속은 그렇지도 않다. 위에 하나 더 만드나 아래 하나 더 만드나, 하나 더 만들기는 같다. 그리고 만드는 물건이나 일이 똑같아야지 다르면 문제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