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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들은 잘 보이는데 참새는 전보다 흔치 않아서인가 워낙 작아서인가 마음먹고 보아야 눈에 뜨인다. 참새들을 보면 반가운 마음으로 오규원님의 도시 `참새`를 큰소리로 읽고 싶어진다.
그 맑고 쨍한 소리를
짹짹짹 그 소리를 동그랗게 찍어내는 노오란 주둥이
참새가 귀여운건
그 노오란 주둥이 때문이다.
간지럽게 귓바퀴를 맴돌다 가는
포르르 날아가고 오는 그 소리
참새가 귀여운 건
간지러운 그 소리 때문이다.
나뭇가지에 기우뚱하며
간신히 앉고도 시침을 딱 떼고
점잖게 앉은 모습
참새가 귀여운 건
그 아찔하고
장난스런 얼굴 때문이다.
8
나는 늘 새가 있는 언덕길을 지나 아랫집 일터로 간다. 꽃도 있고, 나무도 있지만 새들이 자주 오르내려 더욱 아름답고 정겹게 느껴지는 수녀원 언덕길을 벌써 30년이나 오르내리며 나는 참으로 고운 새들을 많이 만났다. 가슴을 볼록 나오고 다리는 아주 가느다란 조그만 새들. 앙증맞고 어여쁘다 못해 그 작은 모습이 가끔은 안쓰러워 보이던 새들에게서 나는 삶에 힘이 되는 꿈과 노래와 기도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