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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나의 단잠을 깨우는 새소리. 문득 잠을 깨면 나뭇가지의 새들도, 키 큰 나무들도 내 방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 것 같아 정다운 느낌이다. 가장 가까이 서 있는 정향나무 한 그루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지. `나무야, 네 눈빛만 보아도 나는 행복해. 쓰러질 듯 가느다란 몸으로 그토록 많은 잎과 열매를 묵묵히 키워내는 너를 오래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나는 더욱 살고 싶어져. 모든 슬픔을 잊게 돼. 바람에 흔들리는 네 소리만 들어도 나는 네 마음을 알 것 같아. 모든 이를 골고루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애쓰는 너. 우리 엄마처럼 웬만한 괴로움은 내색도 않고 하늘만 쳐다보는 네 깊은 속마음을 알 것 같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