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친구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그는 초등학교를 마친 후 조그마한 이발소에 취직해, 손님들의 머리를 감겨 주는 일부터 시작해서 어른이 되어서는 이발소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고아원에 찾아가서 원생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는 등의 일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언젠가 군에서 휴가를 받고 고향에 돌아왔을 때, 그와 둘이서 자주 가던 바닷가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그때 그는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더듬거리면서 말했습니다. 자기는 어려서부터 이발소 일만을 했기 때문에 다른 것은 잘 모른다고 하면서, 그는 행복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발하러 오신 손님의 머리를 정성껏 손질할 적엔 아무런 잡념 없이 오로지 그 손님의 머리만을 온 마음을 다해 다듬어 갈 뿐이라고.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서는 행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살면서 외로움을 느낄 적엔, 저는 이따금씩 그때 그 바닷가를 찾곤 합니다. 지금 그는 이 세상에 없지만 파도 소리를 들을 적마다 그때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