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j]'에서 시작해서 'ㅏ'로 끝나면 'ㅑ'가 되고, 'ㅓ'로 끝나면 'ㅕ'가 되고, 'ㅗ'로 끝나면 'ㅛ'가 되고, 'ㅜ'로 끝나면 'ㅠ'가 됩니다. 'ㅜ[w]'에서 시작해서 'ㅏ'로 끝나면 'ㅘ'가 되고, 'ㅐ'로 끝나면 'ㅙ'가 되고, 'ㅓ'로 끝나면 'ㅝ'가 되고, 'ㅔ'로 끝나면 'ㅞ'가 되지요. 이처럼 이중 모음은 'ㅣ[j]' 아니면 'ㅜ[w]'로 시작해서 다른 소리로 끝나는 것이 보통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이중 모음을 발음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ㅢ'는 여느 이중 모음들과는 달리 'ㅡ'로 시작해서 'ㅣ[j]'로 끝납니다. 'ㅣ[j]'로 끝나는 유일한 이중 모음인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이중 모음을 발음할 때에 비해서 'ㅢ'를 발음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깁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ㅢ'를 곧이곧대로 발음하려 하지 않고 좀 더 편하게 발음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표준 발음법> 제5항에서는 각각의 경우에 따른 'ㅢ'의 발음법을 규정해 놓았습니다. 'ㅢ'의 발음법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의'와 'ㅢ'를 구분해야 합니다. '의'는 말 그대로 '의'라는 글자를 가리키고, 'ㅢ'는 '의'뿐만 아니라 '늬, 띄, 틔, 희' 따위에 쓰인 'ㅢ'를 두루 가리킵니다. 먼저, '의'는 [의]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①처럼 낱말의 첫머리에 나올 때는 [ㅢ]로만 발음해야 합니다. ②처럼 낱말의 둘째 음절 이하에 나올 때는 [ㅢ]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ㅣ]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③과 같이 조사로 쓰인 '의'는 [ㅢ]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에]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① 의사醫師 [의사] 의경義警 [의ː경] ② 하의下衣 [하ː의/하ː이] 협의協議 [혀븨/혀비] ③ 우리의[우리의/우리에] 소원 나의[나의/나에] 고향
그럼, '민주주의의 의의'는 어떻게 발음하면 될까요? 원칙을 적용하면 [민주주의의 의ː의]와 같이 발음해야 하지만, 허용 규정을 적용하면 [민주주이에 의ː이]와 같이 편하게 발음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세 번째 나오는 '의'만큼은 어느 때건 [의]로 발음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의'가 아닌 'ㅢ', 즉 '늬, 띄, 씌, 틔, 희' 등과 같이 자음과 함께 쓰인 'ㅢ'는 ④와 같이 [ㅣ]로 발음해야 합니다. 이때는 글자 모양에 이끌려 [ㅢ]로 발음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④ 늴리리 [닐리리] (○) / [늴리리] (×) 씌다 [씨다] (○) / [씌다] (×) 유희遊戱 [유히] (○) / [유희] (×)
그럼, '문의 무늬가 무엇인지 문의하다'는 어떻게 발음하면 될까요? 첫 어절 '문의'의 '의'는 조사이므로 [ㅢ] 또는 [ㅔ]로 발음합니다. 하지만 '무늬'의 'ㅢ'는 자음과 함께 쓰였으므로 [ㅣ]로만 발음해야 합니다. '문의하다'의 '의'는 낱말의 둘째 음절 이하에 나온 '의'이므로 [ㅢ] 또는 [ㅣ]로 발음할 수 있습니다.
⑤ 문의[무늬/무네] 무늬가[무니가] 무엇인지 문의하다[무ː늬하다/무ː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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