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룡포 마을주민들이 뽕뽕다리라고 부르는 다리를 건너 회룡포에 도착하였을 때는 해가 저물어갈 무렵이었고 강변 기슭에서 마을 어르신들께서 나무를 전지하고 계셨다. 인적과 인가가 드물어 마음 속으로 저녁 잠자리를 걱정 하고 있었기에 나무를 심고 계신 어르신들께 회룡포 마을 안에 민박이 있는지 여쭈었더니 민박이 있기는 하지만 겨울에는 문을 열지 않을 것이라시며, 내 행상이 측은해보였던지 잠자리가 마땅찮으면 당신 집에 묵어가라고 하신다. - 길이 끝나는 곳, 날이 어두워지는 곳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각별한 추억되기에 오늘은 잠시 일숙객(一宿客)으로 머물었던 곳의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 마을을 건너는 뽕뽕다리 어르신과 함께 가면서 알게 된 사실은 나무를 심고 계신 분들은 모두 회용포 마을 주변의 이장님들이셨고 일손이 귀한철이라 이장단에서 회용마을의 나무를 전지하고 가꾸는 일을 하는 중이셨단다.저녁 8시쯤 되니 강변에서 뵈었던 두분의 이장님께서 부부 동반을 하고 오셨는데 헤어져 가면서 이장님 중의 한 분이 '아무래도 그 스님이 그 스님 같다'고 하여 가보자고 하여 오셨다고 하신다. 이장님들께서 가져오신 과일로 다과상을 벌여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아무래도 '그 스님이 그 스님'이다 보니 대화는 자연 환경문제, 아이들 교육문제로 진전되어 갔다.해당지역이며 지역민의 이익에 관계 된 일이라 4대강 개발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여쭈어 보았더니 '절대 반대'하시는 이장님이 한분, 별 의견이 없으신 분, '보존은 해야하지만 개발도 해야한다'는 분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할매들의 의견은 보존해야한다는 것이 위의였고 이장님들께서도 난개발 문제, 특히 회룡포 마을을 관광화 할 경우 어떤 휴유증이 뒤따를지 크게 걱정하셨다. 이제 환경문제에 대하여 아무런 인식이 없던 시골마을까지 개발과 환경문제를 선택과 위기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이야기의 말미에 무지마을 이장님께서 "스님요. 저는 꿈이 있십니더. 이제까지는 자식 가르치는라, 돈 만드느라고 수확만 생각하고 농약도 많이 치고 비료도 많이 썼지만 이제는 돈이 안 되더라도 밑거름도 많이 넣고 농약도 적게치고 땅을 살리는 자연친화적인 농사를 지어보는 것이 남은 꿈입니더" 하시고는 할매를 향해 다짐하듯 " 이제 할매도 일 욕심 돈 욕심 버리고 그렇게 살제이" 하시기에 할매 대신 내가 맞장구치는데 일순 쌓인 피로가 풀려나가는 듯했다.이장님의 이 한마디 말은 너무도 단순하고 명백하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가르키고 있다."이제는 돈이 안 되더라도" 돈이 안되는 선택을 하지않으면 안될 만큼 우리의 땅과 자연은 죽어가고 있고"이제는 돈이 안 되더라도" 살아온 길을 돌아가지 않으면 안될 만큼 우리는 잘못 된 방향으로 걸어왔으며"이제는 돈이 안 되는 것"을 희망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 만큼 우리의 미래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돈이 안되더라도 만일 정부의 비젼에, 그리고 우리의 선택들 속에 "이제는 돈이 안 되더라도" 라는 이 한마디를 끼워 넣는다면 우리의 삶의 질이 얼마나 고양될지, 얼마나 많은 가능성들이, 얼마나 많은 창조적 생각들이 그리고 따스한 인정들이 되살아 날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겁고도 벅차다.그러나 지금 정부는 그와 반대로 일자리 창출 국민소득 증대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현란하게 폭죽을 터트리고 있다. 고속철도 사업에서와 같이 선정적인 구호로 국민들의 귀와 눈을 막으려는 것이 정부가 일을 진행하는 수순과 전략이라는 사실은 이 사업이 얼마나 부조리한 사업인지를 예견케한다.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고속철도 공단의 이사로 재직했던 국토부 장관은 4대강 개발로 인한 경제 회복을 운운하기 전에 20조 이상 투자를 하고도 수천억의 운영적자를 내고 있는 고속철도 운영 문제에 대하여 책임져야 하고, 부실침목사건과 업체 선정과정의 논란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한다. 천성산 구간의 경우 투자 된 비용의 매몰이 없는 6개월의 공사 지연만으로도 2조 손실 운운했던 국토부 장관은 완공단계에서 드러난 부실로 인해 최소 9 개월이상 지연, 그 직접적인 교체비가 얼마가 들지 모를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300조가 넘는 국가 부채, 100조가 넘는 국토부의 부채 역시 누가 감당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길을 걸으며 물길을 걷는 걷은 아득하다. 사람의 길은 물길과 달라서 문득 길이 끊어지면 그 끊어진 자리에서 돌아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이 휘돌아가면서 물가에 모래언덕을 만들듯이 긴 그림자를 끌고 돌아가는 발걸음 역시 더 깊은 인상들을 추억으로 남긴다. 물길을 걷기 시작한지 보름이 훨 지났다. 물길에서 지을 합장 www.chorok.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