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지혜가 담긴 109가지 이야기 - 김방이
1.사물을 바로 보는 눈
부자들의 농담은 항상 우습다
예기는 ‘소인은 가난하며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여 나쁜 짓을 하고, 부자가 되면 교만하고 방자하게된다'고 이르고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가난하면서 원망하지 않기 어렵지만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기는쉽다‘고 하였지만 말이다. 빈 수레가 요란한 소리를 내듯, 실력 없는 사람은 큰소리로 자기만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떠들다가 아무런 결과를 못 내고 만다. 짖어대는 개는 물지 않듯, 말이 많은 사람은 그의 에너지가 모두 입으로 나와 버리기 때문인지 실천력이 별로 없다. 하지만 무서운 실력을 갖춘 사람일수록 말이 없다. ‘물어 뜯는 개는 짖지 않는다’는 말이나, ‘조용히 눈만 껌벅거리는 두꺼비가 나는 파리를 잡아 먹는다’는 속담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말이 많은 사람도 조심하여야 하지만 말이 전혀 없는 사람도 조심하여야 한다. ‘뒷구멍으로 호박씨를 잘 까는 사람‘도 앞에서는 모두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입후보자가 선거운동을 하러 유권자집을 들렀는데 그 집 개가 맹렬히 짖어댔다. 집주인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잖아요? 그러니 걱정말고 들어오세요.”하고 말했다. 그러자, 입후보자는 “예, 그러지요.”하고 대답하면서 “그 속담, 당신과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 저 개도 그걸 알고 있는지 그것이 걱정되네요.”라고 말했다 한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피와 물
장자의 산목편의 일화 한 편을 보자. 임회라는 사람이 있었다. 전쟁이 나서 적군이 침범해 오자 그는 많은 보물을 내버려 두고 갓난아이 하나만 들쳐 업고 도망을 갔다. 그러자 옆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돈으로 따지면 갓난아이는 보물보다 훨씬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보물은 보리고 귀찮은 갓난아이만 업고 도망을 갑니까?“하고 그에게 물었다. 이에 임회는 “보물은 나와 이익으로 맺어져 있지만 이 아이는 나와 운명으로 맺어져 있소이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익으로 맺어진 것은 위급을 당했을 경우 쉽게 벗어버리지만, 혈육은 위급한 경우 더욱 보전이 된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관계 중에서 가장 우선하는 것이 혈연이다.
공자는 “재주가 있건 없건 부모는 항상 제 자식이 잘났다고 생각한다”고 했으나, 자기 자식이라고 해서 제자보다 더 가까이 하지는 않았다. 공자에게 있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은 제 자식이 잘났다고 생각하더라도 자식의 능력을 냉정히 판단하여 자식의 능력에 맞는 삶의 방법을 강구하여 주라는 말이었지, 능력 없는 자식을 그 능력에 맞지 않게 대우하여 감싸안으라는 말은 아니었던 것이다.
예수를 만나러 예수의 어머니와 친동생들이 왔다. 하지만 예수는 “내 어머니와 형제가 누구입니까?”고 묻고는 제자들을 가리키면서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예수는 ”누구든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다 내형제자매요 어머니이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온 세상사람들이 모두 형제자매들이다”라고 한 공자와 다를 바 없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혈연 관계를 다른 관계보다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라든가,‘하느님은 우리에게 피붙이를 허락하였다. 반면에 우리는 친구를 인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라는 말들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혈연으로 맺어진 딸에게는 죽먹은 그릇을 설거지시키고, 인위적으로 선택한 며느리에게는 기름 묻은 그릇을 닦게 해서는 안된다.
피로 맺어진 형제 자매와 똑같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예수나 공자의 성품을 보통 사람들에게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우리들은 그러한 성품을 갖추려고 노력은 하여야 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부자들의 농담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대할 때 갖청하듯이 말을 하지만 부자는 거만하게 대답한다. 아무래도 부자가 되면 거들먹거리게 되고, 가난한 사람을 ‘똥치운 막대기’같이 함부로 대하게 되기 싶다. 그래서 예기는 ‘소인은 가난하면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여 나쁜 짓을 하고, 부자가 되면 교만하고 방자하게 된다’고 이르고 있다. 비록 공자가 논어에서 ‘가난하면서 원망하지 않기는 어렵지만 부유하면서 교만하지 않기는쉽다‘고 하였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