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한 눈초리', '그 눈에 직시 당하면 끝장이다', '응시 당하면 죽는다', '노려보면 화가 찾아온다' 등등. 이것은 세계적으로 믿어온 미신의 하나인 사팔뜨기를 표현하는 상투적 문구다. 사팔뜨기의 미신은 옛날부터 거의 모든 나라에 있었다. 고대 로마에는 사팔눈을 가진 직업 마술사가 있어서, 자신의 적에게 마법을 걸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고용되었다고 한다. 집시는 누구나 사팔이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인도나 근동제국에서도 사팔뜨기의 미신이 널리 퍼지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중세가 되자 유럽인은 사팔뜨기의 재난이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조금이라도 이상한 눈초리, 무엇에 씌운 것 같은 눈매라든가 사팔뜨기 비슷한 눈을 한 인간을 발견하면, 당장 사팔눈을 가진 사람이라고 단정하고 누구를 막론하고 화형에 처하려 했다. 그래서 백내장 같은 것에 걸리면 그야말로 큰일이었다. 이처럼 여기저기서 사팔뜨기의 미신이 생겨난 것은 도대체 어찌된 영문일까. 민속학자 사이에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눈동자의 반사설이다. 누군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라. 그 검은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이 조그맣게 비쳐져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실제로 동공(pupil)이라는 말은 '조그만 인형'을 뜻하는 라틴어인 푸필라(pupilla)에서 유래했다. 옛날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이 작아져서 상대의 눈 속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꽤나 놀라고 의아해 했을 것이다. 이것을 보고 고대인이 자신의 몸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자신의 혼이 영구히 상대의 눈 속에 갇혀져 버렸다, 상대의 사악한 눈에 의해서 도둑맞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사고방식은 바로 1세기 전까지 아프리카의 어떤 원시 부족 사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들은 사진에 찍히면 영구히 혼을 잃어버린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사팔뜨기의 사악한 힘을 없애기 위해서 이상한 물건을 사용하고 있었다. '코르'라는, 말하자면 인류 최초의 마스카라다. 이것을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준 가장자리에 둥글게 또는 타원형으로 칠했다. 코르는 안티몬 가루로 만들었는데, 남자들 것은 예언자가 만들었으나 여자들은 안티몬에 비밀 재료를 적당히 넣어서 독자적인 코르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왜 눈 주위에 화장을 하면 사팔뜨기에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오늘날 확실하게 알 수는 없으나 눈 주위에 칠한 검은색이 태양 빛을 흡수함으로써 눈 속에 들어가는 반사광이 적어졌으리라는 것은 생각할 수가 있다. 이 효과는 미식축구 선수나 야구 선수들의 경우에서 익히 알고 있는 바다. 고대 이집트인은 사막의 강렬한 태양 밑에서 우연히 이 효과를 깨달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화장의 본래 목적은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팔뜨기로부터 자신들의 몸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