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 - 김형균 엮음
1. 신비한 세계로의 여행
잠자는 예언자
에드가 케이시는 1877년 미국 켄터키 주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린 케이시는 친구가 없었다. 그래서 늘 혼자 마당 구석에 앉아 땅바닥에 그림을 그렸다. 하루는 케이시의 아버지가 케이시를 부르셨다.
"케이시, 이번 시험점수도 아주 형편없더구나. 오늘부터 하루 3시간씩 교과서를 외워야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얼랑 뚱땅 넘어갈 생각은 말아라." 얼굴이 빨갛게 된 케이시가 말했다. "아버지, 달달 외우는 공부는 싫어요." 아버지는 케이시의 투정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케이시를 책상앞에 억지로 앉혔다. "딴 생각하거나 졸면 혼날줄 알아라." 아버지는 으름장을 놓고는 방에서 나가셨다. 케이시는 머리키락을 만지작거리면서 중얼거렸다. "난 이제 죽었어. 벌써 졸리기 시작하는데 말야."
케이시는 10분 정도 공부를 했다. 그러다가 그만, 교과서를 베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늦게 일어난 케이시는 아버지께 꾸중 들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큰일났다. 이를 어쩌지? 공부를 하나도 안했는데." 그때, 아버지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케이시, 일어났으면 얼른 내려오거라. 공부는 물론 다했겠지?" 케이시는 마지못해 거실로 갔다. 아버지는 무서운 얼굴로 앉아 계셨다. "케이시, 꾸물대지 말고 어서 외우거라." 바로 그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케이시의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더니 수학공식이 쫙 그려졌다. 그래서 케이시는 그것을 보고 그대로 읽었다. 케이시가 그것을 다 읽자마자 케이시 아버지는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아버지, 제가 방금 외운 게 교과서에 있는거랑 똑같아요?" "그렇단다. 케이시, 밤새워 공부를 했구나. 역시 너는 똑똑한 내아들이야. 흠."
물론 그 다음 번 시험점수는 아주 좋았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교과서만 베고 자면 영낙없이 머리속에 쏙쏙 들어가서 눈 앞에 그려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케이시는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 탓인지 몇 달이 지나자 그런 능력이 없어져버렸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케이시는 부모님과 의논한 끝에 중학교에 다니지 않기로 했다. 그때부터 케이시는 말똥 치우는 일, 신발 파는 일을 했다. 또 책방에서 점원일도 했다. 그러나 케이시는 그런 일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케이시는 여러 병원에 찾아갔었지만, 의사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보다못한 케이시의 어머니 레인이라는 최면술 의사에게 아들의 치료를 부탁했다. 레인은 케이시에게 최면을 걸어 잠들게 했다. 그리고 케이시 스스로 자기 병에 대해 얘기하도록 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케이시는 이렇게 말했다.
"신경을 너무 많이 쓴 탓에 성대가 마비되어 생긴 병입니다. 성대 부분에 피가 잘 통하라고 암시를 주면 금방 나을 것입니다." 레인이 암시를 주었다. "성대 부분에 피가 잘 통하도록 지시하시오."
그러자 케이시의 목부분이 금방 발그레졌다. 케이시는 곧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더니 이제껏 안나오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레인은 한참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케이시, 자네는 마치 자기 몸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의사처럼 말했네. 다른 사람의 몸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걸세."
레인은 케이시를 켓참 박사에게 소개했다. 켓참 박사는 케이시에게 실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케이시는 기분 좋게 승낙했다. 케이시는 편안하게 누워 양손을 가슴위에 올려놓고 깊이 숨을 들이 마셨다. 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켓참 박사가 암시를 했다.
"자, 이 방에 켓참의 몸이 있습니다. 켓참의 몸을 검토하고,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려 주십시오."
한참 후, 느닷없이 케이시가 큰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켓참 박사는 케이시가 말하는 것을 부지런히 받아적었다. 말을 마치고 잠에서 깨어난 케이시가 물었다.
"뭔가 알아내셨나요?" 켓참 박사가 껄걸 웃으며 대답했다. "자넨 내 병에 대해서 나보다도 더 잘 알고 있구만.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었다네."
케이시는 박사가 내민 종이를 받아서 읽었다. 거기엔 의학용어들이 잔뜩 적혀 있었다.
"전 이런 단어들은 알지도 못하는 데요." "자네가 말한 약은 사람 몸에 해로운 성분이 거의 없는 약이지. 자네의 그 특별한 능력을 인정하겠네. 이제부터 자네는 나와 함께 일하는 거네."
그때부터 케이시는 심령진단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케이시가 환자의 몸을 투시하여 진찰을 하고 치료법을 알려 주면 켓참 박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금세 소문이 퍼져 오랫동안 병으로 고생하던 사람들이 켓참 박사의 병원으로 몰려왔다. 케이시의 투시는 정확하여 많은 환자들의 병을 고쳤다. 케이시는 잛은 시간에 갑자기 유명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시는 날이 갈수록 괴로워했다. 자기의 능력으로 환자들의 병을 고치기는 하지만, 그 대가로 돈을 받기 때문이었다. 생각다못한 케이시는 켓참 박사와 헤어져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드루트라는 여자와 결혼했다. 그후부터 케이시는 아내의 도움을 받아 자기 집에서 환자를 진단했다. 물론 무료로 했다. 그래서 차츰 케이시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케이시의 이름은 미국에 널리 알려졌다. 케이시는 환자의 병을 알아내는 능력 외에도 사람의 전생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케이시에게 자신의 과거나 미래에 관해 예언해 달라고 부탁했다. 케이시는 최면상태에 들어갔다. 그의 아내가 받아적은 기록은 다음과 같다. '지금 나는 내 몸에서 완전히 빠져 나왔습니다. 눈앞에는 환한 길이 곧게 뻗어 있습니다. 나는 계속 그 길을 따라 걷습니다. 갑자기 길 양쪽에 무시무시하게 생긴 사람들이 튀어나와 내 팔과 다리를 잡아당깁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도와줘'라고 외칩니다. 그들의 못소리는 소름이 끼칩니다. 나는 그들을 간신히 떼어 놓습니다. 그리고는 계속 걷습니다. 드디어 큰 건물을 발견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주 넓은 방이 나타났습니다. 꼭 도서관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그곳은 사람들의 일생을 담은 책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그 책들에는 한 사람, 한사람의 모든 것이 낱낱이 써있습니다. 나는 그중에서 내게 부탁을 한 남자에 관한 책만을 찾아내어 읽습니다.'
'케이시이기 이전의 생에서, 나는 평범하고 쾌활한 사나이였다. 1742년에 태어난 내 세례명은 요한 베인브릿지였다. 우리 가문은 자질구레한 것들을 큰소리로 얘기하는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나는 아프리카로 혼자 떠났다. 그런데 그곳에서 인디언들과 싸움이 일어났다. 인디언들이 온마을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나는 궁리 끝에 뗏목을 만들어 북쪽으로 도망가기로 했다. 뗏목에 여러명의 아이들을 태우고 강을 따라 도망쳤다. 식량은 점점 떨어졌고, 인디언들은 강둑을 따라 계속 추격해왔다. 드디어 먹을 것이 바닥이 났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나자 아이들이 하나씩 죽었다. 아이들은 차례로 죽었고, 끝내 나도 굶주림에 지쳐 죽었다.' 케이시의 이러한 전생 기록을 다음의 사건과 연결되어 더욱 우리를 놀랍게 한다.
1925년 어느 날, 케이시는 이발소에 갔다. 이발소에는 이발소 주인과 5살난 아들이 있었다. 아이는 무슨 일인지 떼를 쓰고 있었다. 아이 아버지가 과자를 주며 아이를 달랬다. 아이는 막무가내였다. 드디어 칭얼대다가 제풀에 꺽인 아이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러다 눈을 뜬 아이가 케이시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총총걸음으로 케이시 앞으로 왔다. 그리고는 과자를 케이시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아이가 말했다.
"이거 드세요. 아저씨 지금도 무척 배고프시죠?" 아이 아버지가 그 말을 듣고 아이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모르는 아저씨께 왜 그렇게 버릇없게 구니? 썩 이리로 오너라." "전 이 분을 잘 알아요" 아이가 되려 따지듯 말했다. "아저씬 저와 함께 뗏목을 탔었죠? 그땐 정말 무진장 배가 고팠었어요." 케이시가 아이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렇단다. 애야. 나도 뗏목에서 정말로 배가 고팠거든."
케이시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많은 환자를 진단했다. 이제 케이시를 돕는 사람은 아내가 아니라 그의 아들이었다. 케이시는 최면상태에 빠져있을 때 만약 옆에서 누군가가 방해할 경우에는 '오늘은 이것으로 끝냅시다.' 하고는 그냥 깨어났다. 그리고는 무서울 정도로 화를 냈다. 한번은 너무나 화가 나서 3일동안 온몸이 뻣뻣하게 굳은 적도 있었다. 하루는 공개실험 이었다. 누워서 최면에 빠져있는 케이시의 몸위로 한 참석자가 팔을 내밀었다. 그러자 케이시가 갑자기 말을 끊더니 온몸이 뻣뻣해졌다. 잠시 후 깨어난 케이시의 얼굴은 너무나 창백했다. 케이시는 먹을 것 좀 가져와달라고 하였다. 한참을 허겁지겁 먹은 케이시는 그제서야 숨을 돌리더니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케이시는 자신의 정신이 육체로부터 빠져나와 몸 위, 두뼘 정도의 높이에 떠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한 참석자가 팔을 쭉 뻗었을 때, 떠있던 케이시의 가슴을 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충경은 너무나 강해서 꼭 말발굽에 걷어 채인 것 같았다는 것이다. 우리를 놀라게 한 에드가 케이시는 노스트라다무스, 진딕슨과 마찬가지로 지구의 종말이 일어날 것을 예언했다.
특히 21세기의 지구의 모습을 예언한 것은 여러 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나는 21세기의 하늘을 날으며 환상을 보았습니다. 으리으리한 빌딩이나 화려한 집들, 아름다운 공원 등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흙더미 속에 파묻혀 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몸의 일부만 겨우 가린 옷을 입고 돌망치를 들고 멧돼지를 통째로 불에 구워먹고 있었습니다.' 과연 21세기는 케이시가 본 환상처럼 될 것인가? 케이시는 그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1945년 68세로 죽었다. 그러나 케이시의 말이 맞는다면, 케이시는 또다른 사람으로 태어나 지금 살고 있으며, 지구의 종말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