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희귀한 건축 방법으로 만들어진 무덤이 있는 고대 도시 페트라는 오랜 세월에 걸친 붉은 모래 폭풍에 의하여 형성된 높은 절벽들로 둘러싸인, 남부 요르단의 깊은 계곡에 숨겨져 있다. 이 특수한 지리 조건 때문에 오랫동안 외부 세계에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고 있던 이 도시가 1812년, 탐험가들에 의하여 발견되자 온 세계는 절벽을 깎아 만든 수많은 분홍색 무덤 건물의 모습에 경탄을 금치 못하였다. 기원전 4세기경 로마에 의하여 점령된 이래, 로마 군들의 전초 기지로 이용되어 오던 페트라 시는 점차 낙타상들의 교역 중심지 또는 회교도들의 전략 기지로 이용되었으며 기독교 박해 당시에는 기독교 저항 세력의 보루가 되기도 하였다. 깎아 세운 듯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의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천연적이 요새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이 도시에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절벽 사이에 난 좁은 길 뿐인데, 이 길은 어찌나 좁은지 사람이 서서 양팔을 벌리면 두 손이 모두 절벽에 닿을 정도이다. 아무리 많은 군사가 쳐들어와도 10명 정도의 군사가 이 길목만 지키면 도시는 충분히 보호될 수 있는 것이다.
수세기를 통하여 페트라 시에 살고 있던 부유한 상인들은 인근 도시들과 견줄 만한 훌륭한 신전과 무덤을 건축하기를 원하였지만 입로가 너무 좁아 이런 건축 자재들을 외부로부터 들여올 수 없는 문제점에 부딪히자 페트라의 통치자들이나 상인들은 그 대신 절벽은 깎아 만드는 희한한 건축 방식을 생각해냈던 것이다. 결국 세기의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이 탄생한 것이다. 황사가 만든 천연 절벽의 분홍색을 띤 거대한 기둥과 계단들을 수없이 거느리고 서 있는 건물의 웅장한 모습은 마치 거인을 위하여 지은 건물과도 같다. 암벽을 깎아 만든 건물 중 가장 높은 것은 15층 건물의 높이와 견주어지는데 현관의 높이만도 12m가 되고, 문턱은 기어올라가야 할 정도로 높게 만들어져 있다. 그 당시에도 이 건물들의 건축 방식이나 규모가 어찌나 엄청났던지 그 주위 도시의 아랍인들은 이 건물들이 '마호메트의 영'이 지은 것이라고 믿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