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은 유기 그릇의 산지다. 거기 유기쟁이에게 특별히 마춘 방짜 유기를 흔히 안성마춤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미리 예정이나 하였던 것처럼 꽉 들어맞는 것을 안성마춤이라고 그런다. 그렇다면 유기가 이 말의 근원되기에는 알맞지 못하다. 물론 맞춤이라는 말은 같지만 말이다.
그런데 고로의 얘기를 들면 안성에서는 갓바치들이 가죽신을 기성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 가정으로 들여 주문을 받아 맞추어서 지어 팔았더라고 한다. 그렇다면 신을 찾았을 때 꼭 발에 맞을 것이 분명하니 이 말도 상당히 근사하게 들린다.
그런데 고려조 공민왕 때 벼슬길에 오른 안성이라는 분이 있었다. 그는 어려서 한 쪽 눈이 작아서 아명을 소목이라 했는데 그 이름 그대로 과거하여 벼슬을 했더니, 왕의 말이 그 이름이 속스러워 쓰겠는가고 두 글자를 합쳐 한 글자로 만들어 쓰게 하였다. 그래 그의 이름이 '안성'이 됐는데 이것이 '안성'마춤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이 이름을 맞췄다는 얘기는 서적에 많이 나와 있으나 이것이 안성마춤의 어원이 된다는 것은 요 몇 해 사이에 나도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