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안동상전엘 갔나?" 하는 말은 싱겁게 웃는 사람을 보고 함축성 있게 놀리는 소리다.
옛날 궁중의 나인이라는 여관들의 생활이란 확실히 비정상적인 것이었다. 그래 이 나인들을 다소나마 고적감에서 구해 주려는 심사일 것이다. 동성끼리 결혼을 시켜 완전히 일반 가정과 같이 영감 마누라를 분명히 하여 무수리라는 하인을 부리며 가정을 이루고 살게 하였다. 그때에는 상감이 살림제구 일체를 차려 주는데 자개장은 그들의 외 쪽 생활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 이들의 성 생활을 위하여 암소뿔을 깍아 '각신'이라는 것을 만드는데 두께 한 푼 정도로 얇게 후벼낸 속을 풀솜으로 채우고 더운 물에 담가서 쓰면 탄력이 있어 제법 쓸만하다는 것이 고로들의 얘기다. 이것을 구하는 길은 친정을 통하여 종로의 상전이라는 일용 잡화상에서 손에 넣는 도리 밖에 없다. 그래 장옷을 쓴 여인이 들어와 말 않고 쌩긋이 웃으며 돈뭉치를 내 놓으면 주인은 알아차리고 종이에 싼 그것을 내어 주었더라는 것이다. 이조 후기는 일반으로 왕의 생존기간이 짧아 교체 퇴역(?)한 나인들이 다량으로 나오게 되어 현 서울고등학교 자리에 있던 경희궁에 수용하였었다. 나중 그 궁을 철거할 때 진귀한 물건이 수십 개나 나타나 외국인 수집가에게 고가로 팔렸다는 얘기 조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