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 말엽 홍만종은 그의 저서 '순오지'에 상당히 많은 민속 자료를 수록하고 있는데 거기 이런 얘기가 있다. 어느 촌 영감이 딸을 사랑하는 나머지 사위를 고르는데 노목으로 궤를 만들어 쌀 쉰 닷말을 넣고 누구든 그 안에 든 것을 알아 맞혀야 사위를 삼겠다고 하였다. 물론 여러 사람이 뒤통수를 치고 들어간 뒤의 일이다. 그렇게도 시집가고 싶었든지 딸년이 몰래 장삿꾼 총각에게 이 내용을 귀띔해 주고 취재 보도록 권했다.
그래 얻었다는 사위가 천치라 장인이 이 자를 쫓을 양으로 다시 장에 가 소를 고르랬더니 "노목궤 쉰 닷말은 들겠군!"하여 웃음거리가 되고 세상에서 변통성없는 사람을 노목궤라 한다고 실려 있다.
못난 사위와 깜찍한 며느리 얘기는 전국적으로 무수히 많다. 그것은 밖의 사회에서 들어온 자에 대해 자기네 풍습에 익숙지 못한 것을 웃음거리로 삼았던 한 예라 보겠다. 그리고 이 얘기의 구조는 하나 들은 얘기로 다른 데도 적용시키려는 우직함을 과장하려는데서 온 한 유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