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에 결부되어 이런 전설이 있다. 임진왜란 중의 어느 전투에서 왜적을 짓두들겨 쫓았는데 장병은 모두가 여러 날 전투에 시달려 맥이 풀리도록 피로해 있었다. 이 장군은 배마다 몇 통씩의 술을 배급해 주었다.
"오늘 저녁에는 실컷들 마시고 즐겨라. 내가 노래를 지어서 가르쳐 줄 것이니 밤새 칼을 빼어 뱃전을 두드리며 이 노래를 부르고 놀면 재미날 것이다"
다른 때 같으면 이기고 난 뒷일수록 긴장을 못풀게 하던 그였는데 뜻밖에 너그러운 처분에 모두들 기뻐 어쩔줄을 몰라 했다. -이때 지어준 노래가 오늘날 전라도 지방에서 널리 부르는 '강강수월래'라는 것이다 -번갈아 멕이며 후렴을 되풀이 하는 이 노래는 흥겹게 밤을 새우기에 족하였다. 낮 전투에 참패를 본 왜적들은 무슨 수로라도 보복을 하려는데 때 마침 달은 밝고 안개는 자욱한지라 하늘이 도우셨다고 야습을 하기로 하였다. 알몸에 칼만을 지니고 헤엄쳐 들어가 곤히 잠든 배를 습격하자는 것이다. 일당 백의 용사들만으로 된 이 결사대는 헤엄쳐 들어오며 싱긋이들 웃었을 것이다.
"저렇게 술들을 쳐먹고 난장을 부리니 수라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그러나 놈들은 하나도 배 위에 올라와 보지 못하였다. 새벽녘에야 놀이를 끝내고 해가 높이 뜨도록 자고 일어난 배 안의 군사들은 뱃전에 잘려진 손가락이며 손목들과 주위에 떠 다니는 많은 왜적의 시체를 볼 수 있었다.
강강수월래란 '강한 오랑캐가 물을 넘어서 온다'는 뜻으로 풀이가 된다. 물론 이 노래도 '캉캉'은 악기를 두드리는 소리의 의성으로, '수월래'란 '술래'를 길게 한 것으로도 해석이 된다. 그러나 국가 수호의 영웅을 두고 이런 유의 전설로 엮어졌다는 것은 여간 대견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