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에서 나온 말인바 세 편의 시에 '해로'라는 말이 있으며 또 한편에 '동혈'이란 말이 보여 합쳐서 '해로동혈'이란 말이 생겼거니와 그 네 편의 시는 한결같이 해로동혈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한탄하고 있어 숙명적으로 서글픈 말인지도 모른다. 가령 '격고'라는 시는 싸움터에 나간 병사가 고향에 돌아갈 날도 모르고, 사랑하는 말도 죽고, 싸움터를 헤매며 고향의 아내를 생각하는 노래다.
-죽음도 삶도 같이 하자고 그대와 함께 맹세했었다. 그대의 손을 잡고 함께 늙어 가자고 맹세했었다. 그대의 손을 잡고 함께 늙어 가자고 맹세했었지.
그 맹세도 허사가 되었다고 병사는 처량하게 노래를 끝맺고 있다. 또한 '대차'라는 시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춘추시대에 초나라가 식나라를 쳤을 때 식나라의 군주는 포로가 되고 부인은 초왕이 아내로 삼고자 궁궐로 데려갔다. 부인은 용케 사로잡혀 있는 남편을 만나 "나는 잠시도 당신을 잊을 수 없으며 결코 이 몸을 다른 이에게 바칠 순 없어요. 살아서 당신을 그리워하며 넋이 땅 위를 떠나 사느니보다는 죽어서 땅에 묻히는 편이 얼마나 나을지 모르겠어요"
이리하여 남편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살해 버리자 남편도 뒤를 이어 자살하였다. 그 시를 이르기를,
-비록 살아서는 거처를 달리 할지라도 죽어서는 무덤을 같이 하리라. 나를 믿지 않는다면 해를 믿지 않는 것과 같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