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이라 적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웃고 살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사람도 없는데 빈방에서 혼자서 웃고 있으면 돌아이 같아서 자제하고 삽니다.
요즘 습하죠?
비도 오고 날 덥고 아니면 변덕스럽고...
캐비넷 옷장에 '물먹는 하마'에도 물이 좀 찼더군요.
멀쩡한 책들도 눅눅해보이고...
해수욕장도 개장했고 요즘 휴가네 뭐네 들뜰 시기죠?
회사 다닐 땐 어디갈까 고민도 하고 그랬었는데
반지하에 외출도 자주 안해서 여름같지도 않고 계절 모르고 선선하게 삽니다.
집앞에 산이 있어요. 등산로도 좋고 높지 않아서 어르신들도 많이 다니시고 좋습디다.
등산로 입구에 나무들이 주~욱 서있는데 3, 4층 연립보다 키가 큽니다.
열대우림 생각이 날 정도로 엄청난 푸르름입니다.
고개 들어 빠꼼 쳐다보면 나뭇잎사이로 하늘이 보였다가 사라졌다가 합니다.
그러고 서있으면 웃음이 납니다.
슬펐던 생각도, 잠재된 악마성도 수그러 들고
왜그러고 살았나 싶기도 하고
잠깐의 미소로 사람이 다시태어나는 느낌입니다.
어제 밤 열시쯤 산에 올랐다가 한시간 뒤에 내려와
지금까지 술마시는 걸 보면
대자연도 인간의 감정을 토닥일 수 없음을 압니다.
아니면 대자연에 비해 인간이란 존재는 티끌 수준일까요?
자꾸만 웃음이 나옵니다.
미국인들이 학살을 시작하기전에
과거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땅을 소유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이며 대자연 속에 소유의 개념은 없는 것이라고요.
자꾸 내것으로 만들려고 하고 소유하려하고 구속시키고...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됩니다.
흐르는 냇물도 돌을 집어가며 흐르지 안잖아요.
있는 그대로를 보고 인정하며 갈길을 가죠.
자신을 품고 하나가 되어줄 엄청난 규모의 바다가 있는 걸 아는지
아무것도 들고가지 않나봐요.
저도 믿고 싶어요.
나를 품어 하나가 될 엄청난 규모의 그 무언가를요.
그날을 위해서라도 웃는 연습은 필요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