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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말 즉시 잊고 본 일도 못 본듯이
내 인사 이러함에 남의 시비 모르노라
다만지 손이 성하니 잔 잡기만 하노라



    [지은이]
    송 인(宋寅)1517~1584. 호는 이암. 중종의 서녀 정순옹주와 혼인한 부마이다.
    문장과 글씨에 능하였고, 성품이 고결하여 태계.율곡 등과도 친분이 두터웠다.
    저서로 '이암집'이 있다.


    [감 상]
    이 시조를 문면 그대로 허심탄회하게 현대인의 입장에서 읽어보면, 상당한 자기
    수양을 쌓은, 도덕성이 높고 그러면서도 멋을 아는, 그런 인물의 생활 태도를 연
    상하게 되어 마음이 흐뭇하다.
    잊어버려야 할 일을 잊어버릴 줄 알고, 시시한 남의 뒷공론 따위는 절대로 하지
    않는 그런 신사, 그러면서도 생활을 적당히 즐기는 그런 생활인의 모습읻. 이 얼
    마나 본받고 싶은 생활 태도인가.
    그런데 시대적 배경을 16세기 중엽에 일단 정지시켜 보면, 사태는 너무도 달라진
    다. 해가 떠도 캄캄하기만 한 공포 분위기에 휩싸인 사회, 당파 싸움 소용돌이치는
    그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보고도 못 본 체, 듣고도 못 들은 체하여야 한다. 모
    든 것을 빨리 잊어버려야 하고, 시사 평론 따위는 어림도 없다. 누구를 믿을 수도
    없고 누구를 의지할 수도 없다. 그 무서운 고독을 이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술
    밖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이렇게 되니 흐뭇하던 마음이 금방 어둡고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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