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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네 꽃을 보소 피는 듯 이우나니
얼굴이 옥 같은들 청춘을 매었을까
늙은 후 문전이 냉락하면 뉘우칠까 하노라


 




<말 뜻>
각시네 : 아가씨들! 각시는 '아가씨, 색시'의 옛말.
여자 인형을 말하기도 한다. '네'는 복수를 나타내는 인칭대명사.
피는 듯 이우나니 : 피었는가 하면 어느덧 벌써 시들어 버리나니.
냉락(冷落)하면 : 영락하여 쓸쓸해지면.




<감 상>
아리따운 아가씨들! 꽃을 좀 보소. 피는 듯 이우는 것이 꽃인것처럼 우주만상이 다
무상한 것이오. 아가씨의 지금 얼굴이 옥같이 아리땁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할 줄
아는가. 붙잡아 매어두지 못할 청춘이라, 머지 않아 주름살이 잡힐 것이다. 그와 마
찬가지로 인생의 부귀영화도 꿈 같은 것이니, 세도가 한창일 때는 그렇게도 성시를
이루던 문전도, 늙어서 할일없이 되면 영락하여 쓸쓸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그
때서야 뉘우친들(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도 있듯이 청춘도 번개처럼 지나가 버리는 것, 인
생무상(人生無常)을 그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안을 가도 정승이 죽으면 안 간다."는 염량세태(炎凉世態)에
대한 개탄도 뒤범벅이 되었구나. 이것이 허무주의로 달리면 부정적인 인생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달관으로 보면 생활 철학이 될 수도 있다. 그
렇다면 그저 냉소로 대할 것이 아니라, 내 인생관의 보제(補劑)로 삼으면 약이 될 것
이다. 문학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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