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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기 - 에리히 케스트너



너와 내가
당신과 당신이
마주봅니다.
파랑바람이 붑니다.
싹이 움틉니다.

고급수학으로
도시의 성분을 미분합니다.
황폐한 모래더미 위에
녹슨 철골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서로서로
핏발선 눈들을 피하며
황금충떼가 몰려다닙니다.
손이 야구장갑만 하고
몸이 미이라 같은 생물들이
허청허청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립니다.
우리가 쌓아 온 적막 속에서
우리가 부숴 온 폐허 위에서
너와 내가
당신과 당신이
마주봅니다.
파랑바람이 붑니다.
싹이 움틉니다.

피곤에 지친 눈을 들어
사랑에 주린 눈을 들어
너와 내가
당신과 당신이
마주봅니다.

마술의 시작입니다.




케스트너 (독일 작가)  [Kastner, Erich]
1899. 2. 23 독일 드레스덴~1974. 7. 29 뮌헨. 독일의 풍자가·시인·소설가.

어린이들을 위한 책으로 유명하며, 지식인 취향의 카바레·베를린 주간지 〈벨트뷔네 Die Weltbühne〉 및 1920년대 중반의 '신즉물주의'(Neue Sachlichkeit) 운동과 손잡고 짧지만 재치 있고 함축성 있는 글을 꾸준히 발표했다.

로스토크·라이프치히·베를린 등지에서 공부한 뒤 교사가 되었으며 나중에 언론계에 들어가 자유기고가가 되었다(1927). 1933년까지 가볍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진지한 4권의 시집이 출간되었다. 그는 또한 주목할 만한 비극적 소설 〈파비안 Fabian〉(1931)도 발표했다. 그의 동화는 익살스러우면서도 어린이의 도덕적 진지함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에밀과 탐정들 Emil und die Detektive〉(1929)은 여러 번 연극과 영화로 만들어졌다. 나치가 독일에서 책의 출판을 금지하자(1933~45), 그는 스위스에서 작품을 발표했다. 전쟁이 끝난 뒤 뮌헨의 〈노이에 차이퉁 Die Neue Zeitung〉지의 편집자가 되었고, 그후 어린이 신문을 창간했으며, 1952~62년 작가들의 국제조직인 펜 클럽의 독일지부 회장으로 있었다. 그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발표한 작품들은 사회철학을 더 많이 강조한 것이 특징이지만, 그때문에 작품의 고상함과 재미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후기작품으로는 〈이중의 로트셴 Das doppelte Lottchen〉(1950)·〈충실한 손 안으로 Zu treuen Händen〉(1950), 희곡 〈독재자들의 학교 Die Schule der Diktatoren〉(1956), 〈내가 어린이였을 때 Als ich ein kleiner Junge war〉(1957) 등이 있다. 1959년 그의 〈전집 Gesammelte Schriften〉이 7권으로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