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름

by 風文 posted Aug 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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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름

어느 땐 장문이 부끄럽고
오늘 같은 날엔 단문이 부끄럽다

시상은 늘 적고
긴 설(說)은 맘에 두고 씹으면 되느니
뭬가 걱정인가만
적고 씹은 걸 하루 품삯에 섞어 마시니
조지나 건빵이고,
그 많은 책
노동이 씹어 먹으니 시간이 매초로세

허무하기 그지 없어도
뒤주 비우기 전에 땀내야 하며,
대신 울 사람 없어 나도 울지 않고,
그 눈물 땀이 되어
쌀로 변해 뒤주를 채우니
차라리 굶어 죽고싶네.
고로,
나를 잃어 버리고
곤한 육신이 영혼을 경멸하기를 바라는 바네.

- 取

2011.03.05 0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