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송태한
마음의 껍데기
훌훌 벗어버리고
심장 속 진심을 고백하든지
서역의 어느 수도승처럼
제 가진 것 일체 내려놓고
알몸으로 수행길 나선다면
맨 처음 햇살 앞에
주름진 허물 같은 번뇌
말끔히 털어낼 수 있을까
겨울나무 가지처럼
뼈만 앙상한 욕망
톡톡 분지를 수 있을까
한 치의 추억과 명분마저
불티처럼 스러져 가는
고통의 모서리
눈물 송송 맺힌
윤회의 외줄 끝에서
향긋한 넋으로 비로소
다시 깨어날 수 있을까
-시집 『퍼즐 맞추기』천년의 시작,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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