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03.22 21:57

대설주의보

조회 수 36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대설주의보

                                        박해영

 

이럴 줄 몰랐다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만 해도

쬐금 오다 말거니 했다

어느 누구도 이번 눈도 저번 눈처럼

가벼이 지나갈 것이라고 보장한 적이 없는데도

멋진 산수화 잠시 보여주고

거짓말처럼 녹아버릴 줄 알았다

아침부터 내린 눈이 종일 내리고

한 밤을 자고 난 아침에도 쏟아지는 것을 보고서야

하산하지 않은 걸 후회했다

이틀을 꼬박 쉬지 않고 내린 눈이

혹한 속에서 얼어붙어

내게서 네게로 가는 모든 통로가 막힌 지금

그대를 향한 그리움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내가 가고 싶을 땐 언제나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무도 그렇게 말해준 적이 없는데도

그대에게로 가는 길은 항상 열려있는 줄 알았다

온 하늘에 지천으로 쏟아지는 눈송이 하염없는데

뚜뚜 때늦은 대설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 허수아비/송태한 강화도령 2016.12.16 4142
37 황태 / 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19 4470
36 고인돌/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6 3667
35 솟대/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6 4172
34 피뢰침 연가 /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8 4071
33 눈/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04 4401
32 하루의 인상印象/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06 5604
31 외장승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4582
30 곶감/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5452
29 목격자를 찾습니다/송태한 1 강화도령 2017.01.12 4517
28 발뒤꿈치/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5153
27 문손잡이/ 송태한 1 file 강화도령 2017.01.18 5096
26 가위/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21 4749
25 폭포·1/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28 4783
24 시간의 모서리/송태한 2 file 강화도령 2017.01.29 7176
23 [경일시단] 황태/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2.08 5885
22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송태한 2 file 강화도령 2017.03.01 4911
21 빗방울 하나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3.04 6057
20 하루의 인상印象/송태한 강화도령 2017.03.12 5508
19 휴가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4.08 5262
18 퍼즐 맞추기/ 송태한 1 강화도령 2017.06.21 7066
17 장미의 노래 /송태한 강화도령 2017.07.25 4473
16 쓰르라미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11 5304
15 곶감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25 4393
14 단풍잎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9.14 4585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