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송태한

by 강화도령 posted Apr 08,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휴가

 

송태한


    

저에게 오세요

땀에 절은 이불 뒤집어 쓰고

늑장 부리던 그대

오솔길 끄트머리 어렴풋한

징검다릴 건너오세요

해거름 하사분한 눈썹 그늘에

바닥까지 잠겨 보세요

한나절이 지나도록 그대는

그은 낯빛으로 싸다녔죠

케논 변주곡의 바이올린 화음

그대에게 부어 주는 시종이 되려구요

먹빛 울음 딱지 떼어내고서

명지바람 새어드는 해먹에 얼굴 밀고

구름처럼 안겨 보세요

한적한 저의 주소를 들고

자박자박 맨발로 걸어와

허브 향 간질이는 풀잎 가슴팍에

해종일 나뒹구세요

물안개 흐르는 물가의 새처럼

먹먹한 가슴 더운 발

흠뻑 담가 보세요



aa.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