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03.22 21:47

도마

조회 수 33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마

                                                                                         박해영

 

도마가 벽에 기대 있다

칼집 자국이 깊고 움푹 들어간 게

금방 해고당할 늙은이 같다

휴가도 없는 칼날받이의 날들

모든 식구가 동시에 비우지 않는 한

어김없는 매일의 난도질

잔소리 쟁이 마누라의 것이든

철없는 아들놈의 것이든

돈에 눈이 벌건 사장님의 것이든

아예 눈감고 맡기는 시간들

가족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우리들의 행복한 만찬을 위해

탕탕거리는 시원한 소리까지 내어주며

한판 흐드러지게 칼날을 받는다

살짝만 스쳐도 피 흘리거나

복수의 칼을 들이미는

우리네 허약한 사랑을

낡은 도마 하나 물끄러미 바라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 1 쏘옹 2020.10.19 1597
37 적반하장 한석주 2019.06.01 1776
36 앞날 2 한석주 2019.05.30 1871
35 어느 여름 한석주 2019.08.24 2255
34 10센티 사랑누리 2018.03.27 3176
33 사랑누리 2018.03.27 3204
» 도마 사랑누리 2018.03.22 3370
31 대설주의보 사랑누리 2018.03.22 3431
30 고인돌/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6 3501
29 배추의 겨울 사랑누리 2018.03.22 3551
28 까치네 사랑누리 2018.03.22 3713
27 화투 이야기 사랑누리 2018.03.22 3713
26 피뢰침 연가 /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8 3914
25 허수아비/송태한 강화도령 2016.12.16 3980
24 솟대/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6 4055
23 깡패 사랑누리 2018.03.23 4068
22 집으로 가는 길 2 사랑누리 2018.03.27 4127
21 곶감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25 4167
20 눈/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04 4264
19 장미의 노래 /송태한 강화도령 2017.07.25 4308
18 황태 / 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19 4340
17 목격자를 찾습니다/송태한 1 강화도령 2017.01.12 4353
16 단풍잎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9.14 4427
15 외장승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4456
14 가위/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21 4602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