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03.22 21:47

도마

조회 수 316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마

                                                                                         박해영

 

도마가 벽에 기대 있다

칼집 자국이 깊고 움푹 들어간 게

금방 해고당할 늙은이 같다

휴가도 없는 칼날받이의 날들

모든 식구가 동시에 비우지 않는 한

어김없는 매일의 난도질

잔소리 쟁이 마누라의 것이든

철없는 아들놈의 것이든

돈에 눈이 벌건 사장님의 것이든

아예 눈감고 맡기는 시간들

가족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우리들의 행복한 만찬을 위해

탕탕거리는 시원한 소리까지 내어주며

한판 흐드러지게 칼날을 받는다

살짝만 스쳐도 피 흘리거나

복수의 칼을 들이미는

우리네 허약한 사랑을

낡은 도마 하나 물끄러미 바라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 휴가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4.08 4984
37 황태 / 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19 4172
36 화투 이야기 사랑누리 2018.03.22 3553
35 허수아비/송태한 강화도령 2016.12.16 3861
34 하루의 인상印象/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06 5300
33 하루의 인상印象/송태한 강화도령 2017.03.12 5226
32 피뢰침 연가 /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8 3785
31 폭포·1/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28 4464
30 퍼즐 맞추기/ 송태한 1 강화도령 2017.06.21 6743
29 집으로 가는 길 2 사랑누리 2018.03.27 4000
28 적반하장 한석주 2019.06.01 1663
27 장미의 노래 /송태한 강화도령 2017.07.25 4129
26 외장승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4248
25 어느 여름 한석주 2019.08.24 2123
24 앞날 2 한석주 2019.05.30 1746
23 쓰르라미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11 4978
22 시간의 모서리/송태한 2 file 강화도령 2017.01.29 6831
21 1 쏘옹 2020.10.19 1459
20 솟대/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6 3913
19 빗방울 하나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3.04 5726
18 사랑누리 2018.03.27 3047
17 배추의 겨울 사랑누리 2018.03.22 3419
16 발뒤꿈치/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4865
15 문손잡이/ 송태한 1 file 강화도령 2017.01.18 4817
14 목격자를 찾습니다/송태한 1 강화도령 2017.01.12 4192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