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03.22 21:47

도마

조회 수 31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마

                                                                                         박해영

 

도마가 벽에 기대 있다

칼집 자국이 깊고 움푹 들어간 게

금방 해고당할 늙은이 같다

휴가도 없는 칼날받이의 날들

모든 식구가 동시에 비우지 않는 한

어김없는 매일의 난도질

잔소리 쟁이 마누라의 것이든

철없는 아들놈의 것이든

돈에 눈이 벌건 사장님의 것이든

아예 눈감고 맡기는 시간들

가족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우리들의 행복한 만찬을 위해

탕탕거리는 시원한 소리까지 내어주며

한판 흐드러지게 칼날을 받는다

살짝만 스쳐도 피 흘리거나

복수의 칼을 들이미는

우리네 허약한 사랑을

낡은 도마 하나 물끄러미 바라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 10센티 사랑누리 2018.03.27 3088
37 [경일시단] 황태/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2.08 5615
36 가위/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21 4466
35 고인돌/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6 3366
34 곶감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25 4059
33 곶감/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5193
32 까치네 사랑누리 2018.03.22 3607
31 깡패 사랑누리 2018.03.23 3916
30 눈/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04 4120
29 단풍잎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9.14 4288
28 대설주의보 사랑누리 2018.03.22 3300
» 도마 사랑누리 2018.03.22 3199
26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송태한 2 file 강화도령 2017.03.01 4637
25 목격자를 찾습니다/송태한 1 강화도령 2017.01.12 4212
24 문손잡이/ 송태한 1 file 강화도령 2017.01.18 4825
23 발뒤꿈치/ 송태한 2 강화도령 2017.01.12 4879
22 배추의 겨울 사랑누리 2018.03.22 3432
21 사랑누리 2018.03.27 3067
20 빗방울 하나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3.04 5751
19 솟대/송태한 2 강화도령 2016.12.26 3926
18 1 쏘옹 2020.10.19 1482
17 시간의 모서리/송태한 2 file 강화도령 2017.01.29 6856
16 쓰르라미 /송태한 file 강화도령 2017.08.11 5007
15 앞날 2 한석주 2019.05.30 1765
14 어느 여름 한석주 2019.08.24 2140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