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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 크림에 속지 마! '과학' 사기꾼과의 전쟁 선포!


[프레시안 books] 벤 골드에이커의 <배드 사이언스>

벤 골드에이커의 <배드 사이언스>(강미경 옮김, 공존 펴냄)의 서평을 포기하려고 했었다. 왜? 너무 좋아서. 한 눈에 홀린 얼굴은 약간 뒤틀린 입매도 파격의 미로 보인다. 완벽한 여신은 범접하지 못할지라도, 사람이면 일단 말은 건네 볼 수 있지 않은가. 책 생각을 할 때마다 늦바람처럼 설레다가 일상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니 평이라기보다는 찬사일 뿐이다.

고백한 김에 찬양하자. 이 책은 재미있다. 그리고 누구나 읽어서 많이 얻는다. 현란한 광고와 그럴 듯해 보이는 논리에 반신반의하며 지갑을 열었던 우리들은 물론이고, 사이비 과학에 분노한 과학자나, 심지어 "주류" 과학자의 냉대에 지친 대체 "과학자"/요법가/발명가도 새로운 시야를 얻는다.

누구보다도 과학기술자들을 권위주의적으로 느끼는 자칭 "문과 사람"에게 더욱 좋다. 읽다 보면, 제대로 수행된 과학을 엉터리와 구별하는 촉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 촉감은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지니지 않았다. 살짝 맛보기만 하면 여지없이 상한 빵과 제대로 된 빵을 구별할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원초적인 착상과 소박한 태도만으로도 엉터리 과학을 골라 버릴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저자의 말처럼, 누구나 틀릴 수 있지만, "틀리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은 자신감과 능력을 발휘하며" 틀릴 수 있게 해준다.

고백하자면, 파인만의 "카고 컬트 과학(cargo cult science)"을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느꼈던 부족함을 이 책에서 꽤 채웠다. (오해마시라. 파인만의 1974년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연설은 곱씹을수록 명문이다. 부족한 것은 내 이해력과 설명력이었다).

소박하고 따뜻한 하지만 단호한 비판









▲ <배드 사이언스>(벤 골드에이커 지음, 강미경 옮김, 공존 펴냄).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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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소개하자면, 저자인 벤 골드에이커는 의사이면서 영국 <가디언>의 과학 칼럼니스트이자 이 책과 같은 이름의 블로그(badscience.net)의 운영자다. 책은 연재된 칼럼을 묶은 것이라는데, 그런 책답게 다루는 소재들은 족욕기에서 대체 의학, 거대 제약사, 백신 공포, 과학 보도, 서구 사회가 저지른 일들에 대한 책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당연히 화젯거리들을 비판적으로 풀어내는데, 여기까지라면 예전의 비슷한 책들에 비해 더 찬사를 보낼 이유가 전혀 없다.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상헌 옮김, 김영사 펴냄)은 훌륭하고 존경할 책이지만, 그런 판단을 흉내라도 낼 만큼 훌륭한 사람이 되기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마이클 셔머의 입담들은 재미있지만, 그렇게나 박람강기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강건일의 글들 중에서도 좋은 편인 것이 있고, 윈과 위긴스의 <사이비 사이언스>(찰스 윈·아서 위긴스 지음, 시드니 해리스 그림, 김용완 옮김, 이제이북스 펴냄)도 비슷한 맥락이기는 한데, 아무래도 연쇄 살인마를 잡겠답시고 극장 안에 터뜨린 최루탄에 숨 막히는 느낌이다. 아직 개종할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의 반감을 사지나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위압적이고 자기 확신에 차있다.

하지만 <배드 사이언스>는 그렇지 않다. 그것도 너무나 간단해서 과학적 방법론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여주기가 민망하고, 아주 소박해서 누구도 다치지 않을 것 같은 기준을 그저 되풀이 할 뿐이다. 호기심 많은 참견장이 동네 아줌마 마냥 묻고 다닌다. 그래서 엉터리 대체 의학과 못된 거대 제약 회사들의 음흉한 가면이 부서져 내린다. 그것도 아기자기하고, 때로는 애잔하게, 때로는 통쾌하게.

복잡한 문제들의 답으로 이어지는 한 실마리

나름대로 골드에이커의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어느 것이 과연 효과 있는지, 있는 것 같으면 얼마나 더 있는지 알아보려면, 두 요법(치료제, 건강식품)을 같은 조건에서 실시해보고 결과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비교해보면 된다는 것이다. 단, 비교 대상에는 실제로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이것만으로 많은 문제들의 답을 찾아 파헤치는 솜씨는 멋지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마치 옛 거장들이 뉴턴의 가속도의 법칙(F=ma)로 모든 물체의 온갖 운동을 풀어내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잠시 골드에이커를 뒤늦게 태어난 뉴턴의 적장녀라고 찬양할 뻔 했었다(정신 차리자, 날 홀렸다고 아프로디테일리는 없다).

골드에이커가 제시하는 방법에 붙여진 위압적인 이름은 이중 맹검법이지만, 요체는 간단하다. 값비싼 고가 브랜드 피부 보습제와 집에서 만든 보습제의 차이를 알고 싶으면, 따로 따로 발라보면 된다. 단, 자신이 어느 것을 바르는지 모르는 상태로.

저자의 강조가 아니라도 누구나 직감하듯이 우리 몸과 마음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애정과 배려, 자기 인식이 무척 중요하다. 사랑에 빠진 얼굴을 보면 빛이 나지 않는가! 그래서 피부가 고와질 것이라고 믿으며 정성스레 맹물을 바르면 피부가 아름다워진다(애써 정성을 쏟는데 굴뚝에 얼굴을 들이댈 일은 없으니).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실험에 참여한다고 알리기만 하면 조명을 약간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해도 두 경우 모두 생산성은 올라간다. 그러니 자신이 믿는 방법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해서 정말로 믿음과 무관하게 효과 있는 것을 찾아내려면 신봉하거나 불신할 여지도 없게, 즉 구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험해보는 것이, 아직까지는 최선이다.

그래서 동종요법, 항산화제, DNA 화장품, 오메가3, 천연 원료 비타민 따위에 대한 비판도 이전 저자들과는 조금 초점이 다르다. 그것들이 대책 없는 뻥이라는 점 자체에는 날카롭게 곤두선 공격을 퍼붓지는 않는다. 동기 부여에 그치는 선의의 행동이라면 박대하는 것이 못된 짓이다(오래된 기침에 할머니가 무와 엿을 두어 잔 달여 주시면, 그 사랑이 좋으면 좋았지 나쁠 리 없지 않은가). 단, 실제로 효과 있는 방책을 취하지 못하게 하거나, 확실히 해로운 짓을 치료법이랍시고 권하거나, 속임수로 갈취하는 지경에 이르면 다르다. 그런데 실상은 대부분이 그 지경이다(덕분에 그 잘나간다는 영국의 생명 산업을 좀 달리 보게 되었다).

경험 탈레반과 이해관계 지상주의자를 넘어서

이미지와 달리, 남들은 엉터리 또는 사이비라고 부르고, 스스로 재야 과학자라고 부르는 분들은 경험을 무척 중시한다. 그래서 효과를 본 사례들, 말기 암을 고쳤다거나 실험으로 증명했다는 "근거"들을 꼭 내세운다. "하니까 됐잖아" 또는 "해봤어? 해보고 이야기해" 그리고 그 유명한 "내가 예전에 해봐서 아는데 말이야"를 외치며 자신의 경험을 절대화하는 이들이 경험 탈레반이다. 문제는 모든 경험은 일단은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파인만의 "카고 컬트 과학"이 위대한 이유는 형식적 방법론 저 너머로 승화하는 길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그것을 밋밋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믿음과 경험에 대한 회의와 반성일 터인데, 내가 원하는 실험 결과가 제대로 된 결과일 리가 없다고 의심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내 기대와 주관적 경험이 나와 남을 속이는 사태를 벗어나려면 항상 다른 가능성을 내 기대보다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과학이 사람의 활동인 이상, 언제나 이런 숭고한 태도를 초인적으로 유지하기는 힘들다. 설사 잠시 숭고한 감정에 충실할지라도 그 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비타민으로 암을 고친다거나 항암제가 효과 없다는 따위의 대체요법들이나 대충 하다만 중간 결과만으로 약품 발매 허가를 받아내려는 제약 회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심혈관계 복제 약품의 생동성 실험을 한다고 젊은 남학생들을 모집하는 포스터를 보았다. 심혈관 질환용으로 실험하려면 중장년층을 모집해야 하는 옳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막을 수 없다.)

저자도 말하듯이 거대 제약 회사는 직관적으로 나쁘다(잠시 변호해주자면, 거대 제약 회사라고 다른 거대 조직보다 더 나쁜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전부 배척하는 것도 위험하다. 무책임한 반 에이즈(AIDS) 논자와 서구 제약 회사에 대한 분노가 낳은 비극적 사태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이즈 치료제 거부 사태이다. 골드에이커의 주장대로 일단은 분노의 원인도 무책임하고 사악한 대체 의료 기술도 모두 서구에서 비롯되었다.

남아공 사태와 별도로 나와 우리에게 급한 문제는 내 정당한 분노와 의심이 나를 속이지 않게 하는 방법일진데, 그것은 저들의 수법을 알아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골드에이커가 꼼꼼하게 정리한 제약 업계의 수법들을 꽤나 알려진 것들이라 새롭지는 않지만 알아보기 좋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건강 산업은 왜 그 지경일까? 골드에이커가 적시한 유력한 조력자는 바로 언론이다. 작은 걸음으로 나아가는 과학 연구 하나하나는 그다지 짜릿하지 않다. 적어도 살인 사건이나 스캔들보다는 자극적이지 않다. 이 부분 만큼은 좀 식상한 면이 있고, 도로시 넬킨의 <셀링 사이언스>(김명진 옮김, 궁리 펴냄)가 더 자세하지만, 그래도 넬킨의 책보다는 신문 독자의 입장에서 쓰인 편이라,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다.

번역자인 강미경과 출판사에게도 경의를 보낸다. 노고와 용기가 감탄스럽다. 사람마다 취향과 기준이 다를 터이니, 번역이 완벽하다고는 하지 않겠다. 아무래도 영국식 블랙 유머를 우리말로 옮기다보니 조금은 밋밋해졌다. 그렇다고 우리 식으로 날을 세우거나 문장을 보충하면 글맛이 너무 달라질 것이다. 제일 감탄한 점은 이 책에 등장하는 사기꾼들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 찾아서 각주로 밝힌 점이다.

일방적인 찬사를 보냈으니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심약하니 두 부분만 옮긴다.

"<GL 다이어트>이고 다른 하나는 <내 아이를 위한 두뇌 음식>이다. 이 번역서들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도 관계있다. 패트릭 홀퍼드는 2008년 MBC 스페셜 <두뇌 음식>과 2010년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2>를 통해 건강 및 두뇌 음식의 저명한 권위자로 자세히 소개된 바 있다." (208쪽)

"큐링크는 한국에 2004년에 처음 들어와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학습 도우미'라는 내용으로 주요 언론의 호의적인 보도를 통해 소개되어 지금까지 계속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10만 원대부터 4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224쪽)


이 부분을 적시한 것은 번역자와 출판사와 완전히 무관하게 내 의지와 판단이니, 책임은 나에게 있다.





<프레시안>은 <배드 사이언스>의 한국어판을 출간한 출판사 공존과 함께 <배드 사이언스>의 저자 벤 골드에이커(Ben Goldacre)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출판사 담당 편집자가 보낸 질문에 지난해 12월 20일 골드에이커가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 벤 골드에이커. ⓒchalechalo.wordpress.com

-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매주 '배드 사이언스' 칼럼을 연재하고 웹사이트 '배드 사이언스'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떤 이유로 (과학적 속임수 같은) '배드 사이언스'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과학과 의학에 대해 뭔가를 아는 여느 사람처럼 신문에서 건강에 관한 기사를 읽을 때마다 터무니없는 오류와 왜곡 때문에 움찔움찔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과학을 어떻게 오해하게 되는지 설명해주는 것이 곧 과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모든 과학은 누군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철저하게 비판하는 것입니다. 나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주장들에 대해 그런 비판을 가합니다."

- 책에 나오는 다양한 과학적 속임수 가운데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내가 흥미롭게 여기는 점은 바로 이겁니다. 돌팔이 의료인, 언론인, 거대 제약 회사가 모두 증거를 왜곡하기 위해 똑같은 수법을 쓴다는 거죠. 그래서 그들은 오십보백보 모두 불량(bad)합니다!"

- 책을 통한 '폭로' 때문에 가장 컸던 사회적 영향은 무엇이었나요?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논의가 좀 더 실속 있기를 바랐는데, 다행히 근거 중심 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의 원리를 이해한 사람들이 배드 사이언스와 맞서 싸울 무장이 됐습니다."

- 책에 실린 내용 외에 최근 관심을 가지고 파헤치고 있는 과학적 속임수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다시 말해 책을 펴낸 2008년 말 이후 '배드 사이언스' 칼럼에 연재한 내용 중 의미 있는 것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사실 경중을 따질 수 없어 수백 가지는 됩니다! 모두 'badscience.net'에 영역별로 올려놓았으니 마음대로 선택해서 보세요! 자신의 이론을 정규 학술지에 공식적으로 발표하길 거부하는 수상한 과학자들, 입맛에 맞는 증거만 체리피킹(cherry-picking)하는 신문들, 불리한 자료를 은폐하는 다국적 제약 회사들 등. 마치 제각각 고객에게 돈과 시간을 바치라고 유혹하는 거대한 놀이공원 같습니다.

-인간은, 특히 많이 배운 똑똑한 사람들이 과학적 속임수에 잘 속아 넘어간다고 생각하나요?

"나는 사람들이 사이비 의약품을 사는 데는 오만 가지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는 과학 지식을 얼마나 더 많이 아느냐와 거의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들은 사이비 의약품을 사는 행위를 영리 추구에 빠진 의료계와 거대 제약 회사에 대한 정치적 저항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의사의 됨됨이나 약물 부작용에 대한 나쁜 경험이 있어서 그런 비타민제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또 아니면 그저 죽음이 두려워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돌팔이 의료인의 거짓된 확신이 간절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돌팔이 의료인의 인기는 과학과 의학이 문화 속에서 제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돋보기나 다름없습니다."

- 책에 소개된 것과 같은 배드 사이언스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학교에서 근거 중심 의학의 기초를 가르치지 않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근거 중심의학은 무작위 대조군 임상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코호트 연구(cohort study), 체계적 평가(systematic review)를 이용해 무엇이 우리한테 이롭거나 해로운지 알아내는 방법에 관한 과학입니다.

이것들은 지난 200년 동안의 과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들이며, 모든 사람들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뿐더러 실제로 삶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의학을 도깨비방망이처럼 해결책을 뚝딱 내놓는 뭔가로 생각한다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 어떤 해결책이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판단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은 진화론이나 우주론처럼 그 자체가 흥미진진하지는 않습니다.

책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롭거나 해로운 것들을 가려 기다란 목록을 작성해서 제시하는 건강 도우미가 아닙니다. 내 책은 해결책을 평가하는 방법과, 통계를 이용하는 속임수 등을 설명하는 대중 과학서입니다."

- 평소 'TED(Technology Entertainment and Design)'와 같은 여러 강의를 통해 대중과 소통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대중과 이 같은 소통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인가요?

"예, 많은 사람들이 내 강의를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보고 듣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내가 주목할 만한 흥미로운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들어볼 만한 자기 이야기를 보내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강의는 영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인기가 좋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TED 강의를 한 탓도 있겠지만 당신의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평소 한국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한국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는 한국을 좋아합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야심찬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과 달리 이곳 영국에는 커다란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의 정치인들은 비과학적인 '헛소리'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모릅니다. 과학과 기술의 가치도 모릅니다. 그들은 경영금융이 인간이 거둔 업적의 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틀려도 한참 틀렸습니다."

- 동양 의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는 치료법이 어디 것인지는 개의치 않습니다. 나는 동양 의학에 무지합니다. 하지만 책에서 말한 대로 '공정한 평가(fair test)'에서 효과가 있다면 진짜로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 책은 어떤 평가가 '공정한 평가'인지 알아내는 방법과, 임상 시험 설계에 오류가 있어 '가짜 양성(false positive)'인 결과를 보여주는 평가를 찾아내는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합니다."

- 한국에서도 과학은 어렵다고들 합니다.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과학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한 가지 해법이 있습니다. 모든 학교에서 무작위 대조군 임상 시험, 코호트 연구, 체계적 평가를 비롯한 근거 중심 의학과, 책에 소개된 여러 수단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무언가가 우리에게 이로운지 해로운지 알아낼 때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그 무언가는 흡연이나 의약품일 수도 있고, 교육적 중재(educational intervention)나 공중보건 정책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수술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실로 중요한 기술이라서 생사를 가르기도 합니다!"

- 혹시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주제가 뭔가요?

"예, 그렇습니다. 제약 회사들이 어떤 식으로 증거를 왜곡해 왔고, 또 학자와 의사와 규제 당국이 우리의 고장 난 의료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야합해 왔는지에 관한 책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의료계 전체가 고장 나 있습니다. 아주 쉽게 고칠 수 있는데도 그냥 고장 난 채로 있으니 정말 대단합니다. 이처럼 그냥 방치된 문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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