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508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시끄럽고 분주한 복판으로 차분하게 지나면서
  침묵 속에 있는 평안을 기억하여라.
  할 수 있는 대로, 굴복하지는 말고
  모든 사람과 좋게 지내라.
  조용하고 분명하게 너의 진실을 말하고
  남의 말을 잘 들어라. 비록 무지하고 어리석지만
  그들에게도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목소리 크고 다툼질 좋아하는 자들을 피하여라.
  그들은 영(靈)에 성을 내는 자들이다.
  네가 만일 너를 남들과 비교한다면
  허탈감과 쓰라림을 맛보게 되리라.
  너보다 잘났거나 못난 자들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너의 계획과 함께 네가 이룬 것들을 즐겨라.
  (........)
  무미건조하고 매력 잃은 자들 앞에서
  사랑은 풀잎처럼 싱싱한 것이다.
  늙은이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
  젊은이들이 하는 일을 너그러이 받아들여라.
  갑작스런 불운이 닥쳤을 때
  너를 지켜 줄 영(靈)의 방패에 기운을 넣어 주어라.
  그러나 공연한 상상으로
  근심을 사서 하는 일은 없도록 하여라.
  많은 불안이 고단함과 외로움에서 온다.
  몸에 좋은 수련을 쌓고
  너 자신에게 다정하여라.
  너는 우주의 자식이다. 저 나무와 별들 못지않게
  너 또한 여기 있을 자격이 있다.
  너의 포부가 무엇이든 시끄러운 세파 속에서
  영(靈)의 평안을 유지하여라.
  온갖 부끄럽고 천박한 일이 일어나고
  꿈들이 부서져도, 여전히 아름다운 세상이다.
  기운을 내어라.
  행복하려고 애써라.
  
  이현주목사님 책에서 오랜 전에 읽은 글입니다. 무명인이 쓴 글이라고 되어 있어 확인을 하려고 했더니 12월까지는 아무하고도 연락하지 않고 칩거하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칩거가 아니라 안거이겠지요. 우리는 많은 시간을 시끄럽고 분주한 시간 속에서 지냅니다. 나보다 잘났거나 못난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투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나날의 삶속에서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세상에 실망하기도 합니다.
  
  그런 날 읽는 이 글은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시끄럽고 번잡할수록 영혼의 평안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라는 말, 모든 사람과 좋게 지내려 하고, 무지하고 어리석어 보여도 들어야 할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말,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도 다정하라는 말 이런 말들은 얼마나 고마운 말입니까? 다시 기운을 내게 되고 천박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됩니다. 정말 우리 모두가 우주의 자식임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4619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3468
2627 책을 쓰는 이유 風文 2018.01.02 3978
2626 책을 '먹는' 독서 風文 2023.09.07 607
2625 책 한 권의 혁명 風文 2017.12.06 2927
2624 찾습니다 바람의종 2013.01.28 7668
2623 창조적인 삶 바람의종 2008.12.06 6368
2622 창조의 순간 바람의종 2011.02.12 4846
2621 창조력 風文 2019.08.17 640
2620 창조 에너지 風文 2014.11.24 7446
2619 창의적인 사람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8220
2618 창의적으로 요청하라 - 미네소타 적십자의 표어 風文 2022.10.01 320
2617 창밖의 눈 바람의종 2013.01.25 8761
2616 참새와 죄수 바람의종 2008.02.21 9767
2615 참는다는 것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4.28 8380
2614 참기름 장사와 명궁 바람의종 2008.01.28 7772
» 참 좋은 글 - 도종환 (83) 바람의종 2008.10.20 6508
2612 찰떡궁합 바람의종 2009.07.06 5596
2611 찬란한 슬픔의 봄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5.09 8365
2610 착한 사람 정말 많다 風文 2014.11.29 9118
2609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바람의종 2010.05.12 4814
2608 차근차근 한 걸음 한 걸음 風文 2019.08.10 544
2607 차근차근 바람의종 2010.11.25 3559
2606 차가워진 당신의 체온 바람의종 2013.01.21 7318
2605 차가운 손 바람의종 2009.12.01 6384
2604 차 맛이 좋아요 風文 2022.12.14 418
2603 째깍 째깍 시간은 간다 윤안젤로 2013.06.15 131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