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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스물일곱 살 때까지 남자의 성기를 본 적이 없었어요. 어린 아이의 고추는 믿을 수 없어요. 튀어나온 목젖이나 겨드랑이 털처럼 성인의 성기도 어린아이의 것과 다를 거라고 생각했죠. 꿈을 꾸면 남자의 성기는 매번 다른 모습이었어요. 바나나처럼 보이기도 하고 주전자의 주둥이, 피리, 하모니카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그것이 내 몸에 들어와 물을 뿌리기도 하는가 하면 피리를 불기도, 때론 내 몸에서 하모니카 선율을 들으며 새벽잠을 깨기도 했지요... 황홀한 꿈들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건달 하나에 붙들려...... 그 이후로 이상하게 하모니카 소리를 들을 수 없었어요. 끔찍한 실체만 자리하더군요. 마치 돼지 다리처럼 털이 부숭부숭하고 숯검정이 묻은 듯한...... 전 그때 알았어요. 감춤은 은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뜻한다는 사실을요..."

"드러내려는 성과 억누르려는 권력은 항상 대치 상태에 있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대치 상태에 있다고 믿게 하는 게 검열(권력)의 이데올로기적인 조작이지요. 때에 따라 둘은 상호 의존적이죠. 야누스처럼 외면한 두 얼굴이 한 몸에 붙어 있어요."

"그 일탈이라는 것도 저들이 근래 새로 포장해 놓은 샛길일 따름 이라구요. 아주 상투적이고 아늑한 길이죠. 길의 속성을 간파하지 못하는 것은 그 눈에 번뇌가 없기 때문이에요."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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