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글나눔 ↘……추천글
✔ 뷰어로 보기
2008.05.31 15:02

폐허 이후 / 도종환

바람의종
조회 수 8109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가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폐허 이후 / 도종환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 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은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다
  돌무더기에 덮여 메말라 버린 골짜기에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제 시 「폐허 이후」입니다. 지진이 휩쓸고 간 중국 쓰촨성에서는 3주 동안이나 매몰된 갱도에 묻혀 있다 구조되는 광부들이 있습니다. 기적 같은 일입니다. 그들은 얼마나 두려웠겠습니까? 여진이 계속되는 동안 얼마나 무서웠고, 굶주림과 어둠과 죽음의 공포는 얼마나 깊었겠습니까?
  
  모든 것이 끝나버린 듯한 상황 속에서 그들이 끝까지 붙들고 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희망이었을 겁니다. 살 수 있다는 희망!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붙들고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자기 자신이었을 겁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도 거기 함께 있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에디터 선택하기
?

추천 글

  1. No Image notice by 風文 2023/02/04 by 風文
    Views 4200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2. No Image notice by 風文 2015/08/20 by 風文
    Views 93087  Replies 1

    친구야 너는 아니

  3. No Image 02Feb
    by 바람의종
    2009/02/02 by 바람의종
    Views 8203 

    핀란드의 아이들 - 도종환 (123)

  4. No Image 26May
    by 風文
    2022/05/26 by 風文
    Views 355 

    피해갈 수 없는 사건들

  5. No Image 22Nov
    by 風文
    2023/11/22 by 風文
    Views 550 

    피천득의 수필론

  6. No Image 19Jun
    by 風文
    2019/06/19 by 風文
    Views 467 

    피의 오염, 자연 치유

  7. No Image 02May
    by 風文
    2020/05/02 by 風文
    Views 531 

    피로감

  8. No Image 03Apr
    by 바람의종
    2012/04/03 by 바람의종
    Views 6167 

    피땀이란 말

  9. No Image 30Jan
    by 風文
    2022/01/30 by 風文
    Views 370 

    피곤해야 잠이 온다

  10. No Image 20Apr
    by 바람의종
    2012/04/20 by 바람의종
    Views 5661 

    플라시보 효과

  11. No Image 06May
    by 風文
    2020/05/06 by 風文
    Views 567 

    프란시스코 교황의 '아름다운 메시지'

  12. No Image 26Aug
    by 風文
    2019/08/26 by 風文
    Views 541 

    풍족할 때 준비하라

  13. No Image 09Feb
    by 바람의종
    2011/02/09 by 바람의종
    Views 4486 

    풍요롭게 사는 사람

  14. No Image 19Sep
    by 바람의종
    2011/09/19 by 바람의종
    Views 7012 

    풍요

  15. No Image 01Apr
    by 바람의종
    2011/04/01 by 바람의종
    Views 3873 

    풀 위에 앉으면 풀이 되라

  16. No Image 04Dec
    by 바람의종
    2012/12/04 by 바람의종
    Views 7564 

    폭풍우 치는 날에도 편히 잠자는 사나이

  17. No Image 09Aug
    by 風文
    2023/08/09 by 風文
    Views 370 

    포트폴리오 커리어 시대

  18. No Image 18Jan
    by 風文
    2015/01/18 by 風文
    Views 6392 

    포옹

  19. No Image 31May
    by 바람의종
    2008/05/31 by 바람의종
    Views 8109 

    폐허 이후 / 도종환

  20. No Image 21Jul
    by 바람의종
    2008/07/21 by 바람의종
    Views 6974 

    평화의 촛불 - 도종환

  21. No Image 27Dec
    by 바람의종
    2012/12/27 by 바람의종
    Views 6608 

    평화의 장소

  22. No Image 12May
    by 風文
    2022/05/12 by 風文
    Views 621 

    평화롭다. 자유롭다. 행복하다

  23. No Image 06May
    by 風文
    2020/05/06 by 風文
    Views 548 

    평화로운 중심

  24. No Image new
    by 風文
    2024/05/10 by 風文
    Views 3 

    평화, 행복, 어디에서 오는가

  25. No Image 08Oct
    by 風文
    2022/10/08 by 風文
    Views 625 

    평정을 잃지 말고 요청하라

  26. No Image 10Jun
    by 風文
    2019/06/10 by 風文
    Views 524 

    평생 청년으로 사는 방법

  27. No Image 24Sep
    by 바람의종
    2011/09/24 by 바람의종
    Views 5872 

    평생 갈 사람

목록
쓰기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