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119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51>


  우리가 약속의 땅에 이르지 못했다면
  더 기다리는 사람이 됩시다
  살아 있는 동안 빛나는 승리의 기억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더욱 세차게 달려가는 우리가 됩시다
  사랑했던 사람을 미워하지 맙시다
  우리의 사랑은 옳았습니다
  어제까지도 우리가 거친 바람 속에 살지 않았습니까
  아직도 우리에게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합시다
  더 많은 땀과 눈물이 필요한 때문이라 생각합시다
  다만 내 손으로 내 살에 못을 박은 듯한 아픔은 잊지 맙시다
  그가 나를 사랑한 것보다 내가 그를 더 사랑하지 못해
  살을 찢는 듯한 아픔으로 돌아서야 했던 것을 잊지 맙시다
  아직도 때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합시다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빛나는 승리의 기억을 갖는다는 것은 개인의 삶에도 중요하고 한 나라의 역사에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승리의 기억은 그 당시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일생에 거쳐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하고 미래의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승리의 기억은 자주 오지 않습니다. 약속의 땅은 쉽게 우리에게 오지 않습니다. 수없는 실패와 좌절 끝에 옵니다.
  
  승리하지 못했다고 포기하는 사람은 승리의 역사를 만나지 못합니다. 승리하지 못한 책임을 다른 이에게 돌리는 사람, 남을 탓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사람에게는 승리의 순간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다시 기다리는 사람,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 사람, 함께 여기까지 온 사람을 버리지 않는 사람, 아직 때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다시 시작하는 사람만이 이길 수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에게 땀과 눈물과 사랑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약속의 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옳았습니다 / 어제까지도 우리가 거친 바람 속에 살지 않았습니까 / 아직도 우리에게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합시다"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5433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4280
2852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風文 2022.06.04 390
2851 입을 다물라 風文 2023.12.18 390
2850 아내의 비밀 서랍 風文 2021.10.28 391
2849 수치심 風文 2022.12.23 391
2848 편안한 쉼이 필요한 이유 1 風文 2023.01.20 392
2847 무엇이 행복일까? 風文 2023.09.20 392
2846 13. 아레스 風文 2023.11.10 392
2845 생애 최초로 받은 원작료 風文 2022.01.12 393
2844 실수의 순기능 風文 2022.12.24 393
2843 그저 꾸준히 노력해 가되 風文 2023.01.08 393
2842 밀가루 반죽 風文 2023.08.03 393
2841 실컷 울어라 風文 2022.12.15 394
2840 튼튼한 사람, 힘없는 사람 風文 2023.01.04 394
2839 내 인생은 내가 산다 風文 2023.04.17 394
2838 포트폴리오 커리어 시대 風文 2023.08.09 394
2837 왜 '지성'이 필요한가 風文 2022.05.16 395
2836 남 따라한 시도가 가져온 성공 - TV 프로듀서 카를라 모건스턴 風文 2022.08.27 398
2835 두근두근 내 인생 中 風文 2023.05.26 398
2834 호기심 천국 風文 2022.12.19 399
2833 실수에 대한 태도 風文 2023.03.08 399
2832 빈둥거림의 미학 風文 2022.06.01 400
2831 끈질긴 요청이 가져온 성공 - 패티 오브리 風文 2022.08.22 400
2830 첫눈에 반한 사랑 風文 2023.04.16 400
2829 6개월 입양아와 다섯 살 입양아 風文 2023.01.10 402
2828 모든 순간에 잘 살아야 한다 風文 2023.02.13 4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