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395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내가 충주에 갔다가 얻어 온 옥수수를 삶아서 윗집에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내가 말도 꺼내기 전에 저를 보고는 윗집에서 먼저 '옥수수 쪘는데 드실래요?' 하는 겁니다. 어제 내가 없는 사이에 음지말에 사시는 염씨아저씨가 집집마다 옥수수 한 자루씩을 돌렸다는 겁니다. 옥수수 때문에 쇠절골로 집 지어 들어온 세 가족 모두 행복한 얼굴입니다. 어제 오늘 오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옥수수를 쪄서 대접하고는 주는 사람이나 얻어먹는 사람이나 모두 행복해했을 모습이 떠오릅니다.
  
  작은 것 하나도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남이 행복하면 나도 기쁩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앙드레 지드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만인의 행복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지구상에는 비참과 비탄, 고통과 공포 같은 불행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행복을 꿈꿀 수 없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면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나에게 행복은 곧 베푸는 것입니다.
  
  나는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보다는 시골 여인숙의 식사를, 벽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정원보다는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공원을, 희귀한 서적보다는 산책할 때도 걱정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한 권의 책을 더 좋아합니다. 만일 내가 어떤 예술작품을 혼자서만 감상해야 한다면, 그 예술품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슬픈 마음이 기쁜 마음을 빼앗아 갈 것입니다. 나의 행복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누리는 데 있습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만인의 행복이 필요합니다."

  
  그렇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걸 보며 행복해 하는 사람이야말로 참된 사람입니다. 베풀면서도 행복해 하는 사람은 많은 것을 혼자 가지고 혼자 누리면서 행복해 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값진 인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나누면서도 행복해 하는 사람은 진정으로 힘 있는 사람입니다.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283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1676
2844 역설의 진리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7390
2843 세계 최초의 아나키스트 정당을 세운 한국의 아나키스트 바람의종 2008.07.24 15060
2842 소인배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4 7874
2841 우기 - 도종환 (48) 바람의종 2008.07.26 8793
2840 이상주의자의 길 - 도종환 (49) 바람의종 2008.07.28 8357
2839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면 바람의종 2008.07.31 10877
» 행복한 사람 - 도종환 (50) 바람의종 2008.08.01 8395
2837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 도종화 (51) 바람의종 2008.08.01 6077
2836 히틀러는 라디오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 바람의종 2008.08.05 16493
2835 다른 길로 가보자 바람의종 2008.08.08 7017
2834 병은 스승이다 - 도종환 (52) 바람의종 2008.08.09 7141
2833 권정생 선생의 불온서적 - 도종환 (53) 바람의종 2008.08.09 7235
2832 이해인 수녀님께 - 도종환 (54) 바람의종 2008.08.09 8453
2831 매미 - 도종환 (55) 바람의종 2008.08.13 7253
2830 멧돼지와 집돼지 - 도종환 (56) 바람의종 2008.08.13 8336
2829 싸이코패스(Psychopath) 인간괴물, 사법권의 테두리에서의 탄생 바람의종 2008.08.13 10059
2828 다다이스트가 되어 보자! 바람의종 2008.08.19 8772
2827 8.15와 '병든 서울' - 도종환 (57) 바람의종 2008.08.19 8744
2826 산 - 도종환 (58) 바람의종 2008.08.19 6980
2825 카프카의 이해: 먹기 질서와 의미 질서의 거부 바람의종 2008.08.19 8588
2824 쑥갓꽃 - 도종환 (59) 바람의종 2008.08.21 6175
2823 하기 싫은 일을 위해 하루 5분을 투자해 보자 바람의종 2008.08.21 9375
2822 목자 - 도종환 (60) 바람의종 2008.08.27 4795
2821 오솔길 - 도종환 (61) 바람의종 2008.08.27 7035
2820 오늘 하루 - 도종환 (62) 바람의종 2008.08.27 76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1 Next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