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3 13:28

여린 가지 / 도종환

조회 수 7697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린 가지 / 도종환


 


가장 여린 가지가 가장 푸르다
둥치가 굵어지면 나무껍질은 딱딱해진다
몸집이 커질수록 움직임은 둔해지고
줄기는 나날이 경직되어 가는데
허공을 향해 제 스스로 뻗을 곳을 찾아야 하는
줄기 맨 끝 가지들은 한겨울에도 푸르다

(......)

해마다 꽃망울은 그 가지에 잡힌다

제 시 「여린 가지」의 일부분입니다. 나뭇가지를 잘 들여다보면 가지 맨 끝의 가늘고 여린 가지가 가장 싱싱합니다. 그곳이 가장 생명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움직이는 곳입니다. 꽃은 그 여린 가지 위에서 피어납니다. 잎들도 그렇습니다. 어린잎이 나무의 생명을 끌고 갑니다. 가장 여리고 가장 푸른 잎이 맨 위에서 나무의 성장을 이끌어 갑니다. 연둣빛 어린잎이 살아 있어야 나무도 살아 있는 것입니다. 연둣빛 어린잎이 밀고 올라간 만큼 나무는 성장한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도 그렇게 옵니다. 여린 가지처럼 싱싱하게 살아 있는 젊은 소년 소녀, 연둣빛 잎처럼 푸른 젊은이들이 변화의 맨 앞에 서 있을 때 새로운 시대는 오는 겁니다. 경직된 나무, 움직임이 둔해지고 껍질이 딱딱해지는 나무에는 새로운 생명이 깃들지 않습니다. 이미 몸집이 너무 커지고 스스로를 주체하기 힘든 고목의 둥치에는 새로운 꽃이 피지 않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야 사회도 새롭게 성장하고 문화의 꽃이 핍니다. 후천개벽의 세상은 젊은 그들이 주인이 될 때 온다고 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308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2070
2869 길 떠나는 상단(商團) 바람의종 2008.06.23 8937
» 여린 가지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6.23 7697
2867 그 시절 내게 용기를 준 사람 바람의종 2008.06.24 7619
2866 빈 병 가득했던 시절 바람의종 2008.06.27 5945
2865 雨中에 더욱 붉게 피는 꽃을 보며 바람의종 2008.07.01 7682
2864 얼굴빛 바람의종 2008.07.03 6427
2863 이장님댁 밥통 외등 바람의종 2008.07.04 8741
2862 후배 직원을 가족같이 사랑하라 바람의종 2008.07.09 6798
2861 왕이시여, 어찌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바람의종 2008.07.09 8000
2860 생각의 집부터 지어라 바람의종 2008.07.12 6259
2859 벌주기 바람의종 2008.07.16 6237
2858 사과 바람의종 2008.07.18 6382
2857 용서 바람의종 2008.07.19 6467
2856 물음표와 느낌표 바람의종 2008.07.21 7623
2855 온화한 힘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6510
2854 권력의 꽃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10883
2853 창의적인 사람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8188
2852 개울과 바다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9089
2851 평화의 촛불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6942
2850 임숙영의 책문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6918
2849 희망의 바깥은 없다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10124
2848 유쾌한 시 몇 편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8306
2847 좋은 사람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7776
2846 모기 이야기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8201
2845 독도 - 도종환 바람의종 2008.07.21 678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1 Next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