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517 추천 수 3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문학대중화란 - 안도현

  해마다 여름이면 산 좋고 물 좋은전국 곳곳에서 시인학교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시를 사랑하고 아끼는 독자들과 시인들이 만나 그 둘 사이 낯선 거리를 좁히고 시의 향기로 더위도 좀 쫓아 보자는 뜻일게다. 대부분의 시인학교는 문학대중화를 그 목표로 삼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사람이 읽던 시를 열 사람이 읽는다고 해서, 인쇄 매체럼 시를 음향이나 영상으로 만난다고 해서, 또 시인이 독자와 직접 대면한다고 해서 시가 대중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노력도 때로 필요하지만, 나는 시 혹은 시인에 대한 신비감을 깨뜨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시인학교 같은 행사는 아름다운 시를 쓰는 시인도 게걸스럽게 밥을 먹고 화장실을 들락거린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지 모른다. 문학을 포함한 예술은 절대로 신비한 게 아니다. 예술가는 타고난 재질보다 열정과 투자로 만들어진다고 나는 믿는 편이다. 더러 어떤 예술가의 선천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에 대한 지나친 찬미이거나 예술 창조 종사자들의 선민의식이나 우월의식 때문이다. 진정으로 훌륭한 예술은 오래도록 스스로를 갈고 닦은 결과일 뿐이다. 책을 읽거든 저자를 존경하지 말 일이며, 음악을 듣거든 작곡가나 가수를 흠모하지 말 일이다. 힘있는 정치가를 지지하는 것보다는 힘없는 조국을 믿고 따라야 하는 것처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6877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5990
2952 아이에게 '최고의 의사'는 누구일까 風文 2023.11.13 456
2951 꽃이 별을 닮은 이유 風文 2023.11.13 431
2950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7。1。 風文 2023.11.11 468
2949 13. 아레스 風文 2023.11.10 450
2948 지나고 보면 아름다웠다 싶은 것 두 가지 風文 2023.11.10 586
2947 올가을과 작년 가을 風文 2023.11.10 472
2946 12. 헤르메스 風文 2023.11.09 444
2945 사람 만드는 목수 風文 2023.11.09 514
2944 감사 훈련 風文 2023.11.09 493
2943 11. 아프로디테 風文 2023.11.01 531
2942 흙이 있었소 風文 2023.11.01 685
2941 새벽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風文 2023.11.01 717
2940 아버지의 손, 아들의 영혼 風文 2023.10.19 581
2939 10. 헤파이스토스, 다이달로스 風文 2023.10.18 740
2938 9. 아테나 風文 2023.10.18 546
2937 상처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風文 2023.10.18 635
2936 '건강한 피로' 風文 2023.10.17 666
2935 그대, 지금 힘든가? 風文 2023.10.16 485
2934 파도치는 삶이 아름답다 風文 2023.10.13 550
2933 여기는 어디인가? 風文 2023.10.12 515
2932 서두르지 않는다 風文 2023.10.11 496
2931 쾌감 호르몬 風文 2023.10.11 528
2930 꿀잠 수면법 風文 2023.10.10 520
2929 35살에야 깨달은 것 風文 2023.10.10 526
2928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風文 2023.10.09 5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