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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19. 한가운데에 있기

  <가운데에 있으라. 남들의 주장이나 손끝에 좌지우지하지 말고 중심을 잡으라>

  붓다 시대에,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 매춘부가 붓다의 제자인 거지 승려를 흠모하게되었다. 마침 장마철이 되어서 승려들은 네 달 동안은 꼼짝없이 발이 묶이게 되었다. 그녀는 흠모하는 거지 승려에게 네 달 동안만이라도 자신의 집에 머물러 줄 것을 간절히 애원하였다. 해서 거지 승려는 말하기를,
  <스승님께 여쭙고, 허락하시면 그리 하겠소>
  그가 붓다를 뵙고 여쭙자. 승려들이 죄다 일어나 난리를 쳤다.
  <아니 되오. 어떤 여자도 그대의 발끝조차 건드려서는 아니 되오. 붓다께서 말씀하셨소. 여자를 가까이 하지 말라, 또 여자가 가까이 오게 하지도 말라고. 그대의 소행은 분명 법을 어기는 것이오. 하물며 네 달 동안이나 여자와 함께 지내겠다니!>
  그런데 붓다가 말하기를,
  <어떤 여자도 가까이 하지 말며, 또 여자가 가까이 오게 하지도 말라고 했으되, 그건 그대들이 아직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저 애한테 그법이 이젠 필요가 없느니, 내가 지켜본 바 그는 그대들과는 다르다> 하면서 붓다가 말했다.
  <좋다. 그리 하여라>
  참으로 엄청난 일이었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제자들은 모두 분노했고, 시기했다. 날마다 매춘부의 집에서 뭔 일이 있었다는 숱한 소문들이 쏟아져 나와 들끓었다. 넉 달 뒤 그가 매춘부와 함께 돌아오자, 붓다가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인아, 내게 할 말이 있느냐?>
  그녀가 말하기를,
  <붓다시여, 부디 저를 받아 주시옵소서. 저는 당신의 제자를 유혹하려 했으나 그러질 못하였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전 실패하였답니다. 수많은 남자들을 능히 홀려 냈었습니다만 저이는 그럴 수 없었답니다. 저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게도 크나큰 욕망이 일었습니다. 어찌하면 저이처럼 굳게 중심을 잡을 수 있을까 하고요.>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저이는 늘 저와 함께 지냈죠. 저는 저이 앞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지요. 갖은 방법으로 유혹하였지만 저이는 산처럼 꼼짝도 않았어요. 저이의 마음에 티끌 한 점 끼는 것을 못 봤고, 저이의 눈에 욕망의 먼지 한 점 어리는 것 못 봤어요. 전 저이를 개종시키려 애썼어요. 그러나 도리어 저이가 저를 개종시켰지요. 한 마디 말도 안 했지만요. 저이가 절 여기로 데려온 게 아니랍니다. 제 스스로 온 거죠. 전 처음으로 사람의 존엄함이 뭔지를 알았습니다. 그걸 배우고 싶습니다>

  그는 언제나 저의 길을 간다. 그러므로 이리저리 허둥대지 않는다. 그는 단지 자기 자신일 뿐이며, 자기 자신 속에 깊이 뿌리박아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므로 흩트림이 없이 어디서나 살 수 있다. 굳이 환경을 바꿀 게 없고, 몸가짐을 바꿀 게 없다. 외적 상황은 내적 상황을 따르는 것. 그러므로 외적 상황을 바꾼들 아무 소용 없는 것. 그건 스스로를 조롱하는 것. 진짜는 의식의 상태를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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