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215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전 스물일곱 살 때까지 남자의 성기를 본 적이 없었어요. 어린 아이의 고추는 믿을 수 없어요. 튀어나온 목젖이나 겨드랑이 털처럼 성인의 성기도 어린아이의 것과 다를 거라고 생각했죠. 꿈을 꾸면 남자의 성기는 매번 다른 모습이었어요. 바나나처럼 보이기도 하고 주전자의 주둥이, 피리, 하모니카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그것이 내 몸에 들어와 물을 뿌리기도 하는가 하면 피리를 불기도, 때론 내 몸에서 하모니카 선율을 들으며 새벽잠을 깨기도 했지요... 황홀한 꿈들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건달 하나에 붙들려...... 그 이후로 이상하게 하모니카 소리를 들을 수 없었어요. 끔찍한 실체만 자리하더군요. 마치 돼지 다리처럼 털이 부숭부숭하고 숯검정이 묻은 듯한...... 전 그때 알았어요. 감춤은 은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뜻한다는 사실을요..."

"드러내려는 성과 억누르려는 권력은 항상 대치 상태에 있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대치 상태에 있다고 믿게 하는 게 검열(권력)의 이데올로기적인 조작이지요. 때에 따라 둘은 상호 의존적이죠. 야누스처럼 외면한 두 얼굴이 한 몸에 붙어 있어요."

"그 일탈이라는 것도 저들이 근래 새로 포장해 놓은 샛길일 따름 이라구요. 아주 상투적이고 아늑한 길이죠. 길의 속성을 간파하지 못하는 것은 그 눈에 번뇌가 없기 때문이에요."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3862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2845
2948 저 꽃들처럼 風文 2013.07.07 12072
2947 순간순간의 충실 風文 2015.08.20 12022
2946 "그래, 좋다! 밀고 나가자" 바람의종 2008.11.12 11827
2945 좋은 부모 되기 정말 어렵다 風文 2014.10.14 11730
2944 모두 다 당신 편 風文 2013.08.19 11705
2943 더 잘 살기 위해서 風文 2013.08.09 11684
2942 맛있는 밥 風文 2014.10.10 11666
2941 '도사'가 되라 風文 2014.10.18 11622
2940 내 어머니 風文 2014.10.18 11538
2939 희생 정신 바람의종 2012.06.11 11532
2938 죽비 風文 2014.09.25 11522
2937 여백 - 도종환 (77) 바람의종 2008.10.07 11491
2936 높은 계단을 오를 때 5 윤안젤로 2013.04.19 11458
2935 '우물 안 개구리' 風文 2014.12.03 11458
2934 경험이 긍정으로 쌓여야 한다 風文 2014.09.25 11422
2933 젊고 어여쁜 나 風文 2014.08.29 11393
2932 "네, 제 자신을 믿어요" 바람의종 2012.09.06 11379
2931 진지하게 살기 위해서 바람의종 2012.11.21 11375
2930 감각을 살려라 風文 2014.10.14 11360
2929 소망적 사고 윤영환 2013.06.05 11330
2928 아들의 똥 風文 2014.10.06 11327
2927 처음엔 걷지도 못했다 윤안젤로 2013.06.03 11299
2926 두려운 세상 風文 2014.10.10 11222
» 엄창석,<색칠하는 여자> 바람의종 2008.02.28 11215
2924 하루 한 번쯤 바람의종 2012.10.29 112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1 Next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