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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가 삶을 영위하려는 이유와 내 인생의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역사가 그러하듯이 우리가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가지는 않는다.
  내가 무엇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과거의 내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충동과
  미래를 설계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나는 내 인생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 불안감이 '되어야
  할 내 모습'과 '있는 그대로의 진솔한 내 모습' 사이에서
  빚어지는 갈등에서 연유한다고 믿고 있다.
  내 불안감은 미래에 대한 깊은 생각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관리하려는 욕구에서 생기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나는 무엇이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불안감이 몰려오는 듯 싶다.
  그러한 불안감은 미래의 자기 모습을 관리하고 싶어하는 욕구와
  관리의 불가능을 깨닫는 인식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미래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어떻게 불안감이 싹틀 수 있겠는가?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올라서야겠다고 계획을 세우지만
  혹시 목표에 도달하지나 못할까 염려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불안감이다.

  내가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는 때는 다른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던 것을 막 이루려 하는 순간이다.
  성취의 순간에 죽음을 생각하고 두려워한다는 것은 좀 우스운 얘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는 참으로 개인적인 이유가 개입되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지워준 의무감 때문에 그들의 기대에 맞춰 버둥거리다 보면
  진실한 자기 모습을 상실하게 된다. 미처 진실된 자신을 발견하기도 전에
  죽음이 엄습해 오지나 않을까하는 것이다.
  죽음은 나를 진정한 나 자신으로부터 분리시켜 놓기 때문이다.

  휴 프레이더의 '나에게 쓰는 편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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