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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27. 판단

  <판단은 틀지워진 마음 상태에서 나오는 것. 마음은 늘 판단하려 한다.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위험스럽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용기있고 배짱 있으라. 성장을 멈추지 말라. 순간순간을 살며 흘러라>

  노자. 아주 오래 산 사람. 노자 시대의 일이다. 한 마을에 노인이 살았는데, 무척 가난하였다. 한데 노인에게는 멋진 백마 한 마리가 있어서 왕들까지도 그를 탐하였다. 왕들은 엄청난 값을 주고 그 말을 사려하였지만 그때마다 노인은 말하기를,

  <이 말은 내겐 말이 아니랍니다. 사람이지요. 사람을 어찌 돈으로 사겠다 하시는지요?>

  노인은 가난했지만 결코 말을 팔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노인은 자신의 말이 마굿간에 없음을 발견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은 참 어리석소! 언젠간 말을 도둑맞을 줄 알았다니깐. 일찌감치 비싼 값에 팔아 치웠어야 하는 건데. 쯧쯧 이런 원통할 노릇이 다 있나>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저 말이 마굿간에 없다는 것뿐인데. 그뿐, 그대들이 하는 얘기는 모수 판단에 지나지 않어. 말이 아굿간에 없는 게 원통할 일인지 복 받을 일인지 누가 아는가?>

  마을 사람들이 죄다 노인을 비웃었다. 사람들은 노인이 좀 덜된 사람이라 여기던 터였다. 말이 없어진 지 보름이 되던 날 밤, 홀연히 말이 돌아왔다. 말은 도둑맞은 게 아니라 야산 어디론가 뛰쳐나갔다가 돌아온 것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여남은 마리의 말을 거느리고 온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 양반이 옳았군오. 불행이 아니라 복이었구려. 복!>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거 또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저 말이 돌아왔다는 거라니깐. 복 받을 일인지 아니지 누가 알리? 내 딱 한 마디만 허지. 전체를 어찌 판단할 수 있으리?>
  사람들은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속으로 저마다 노인이 뭘 모른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멋진 말이 열두 필이나 갑자기 생긴 것을...

 노인에겐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야생마들을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그런 지 일주일 되던 날 아들이 그만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 양반이 옳았어요. 참 불행이었네요. 노인네의 유일한 희망인 외아들이 다리를 못 쓰게 됐으니. 쯧쯧 걱정일세 걱정>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그대들은 온통 판단으로 꽁꽁 뭉쳐들 있군 그려. 또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저 내아들 다리가 부러졌다는 거라니깐. 그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누가 알리? 삶이 찢어지고 조각나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리>

  노인의 외아들이 다리를 분지른 지 몇 주가 지나자 갑자기 나라에 전쟁이 터져서 모든 젊은이들이 군대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리가 부러진 노인의 아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온 나라가 들끓고 아우성이었다. 전쟁에 크게 패하여서 거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못하였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 양반이 옳았군요. 참 다행이었네요. 비록 아드님이 절름 발이가 되긴 했어도 곁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예요. 딴 집아들들은 죄다 전쟁터로 끌려갔어요>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또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는군 그래. 누가 알리. 그대들의 아들들이 강제로 끌려갔고 내 아들은 끌려가지 않았을 뿐이라니깐. 그게 다행인지 불행인진 하늘만이 아오>

  판단하지 말라 판단하면 전체와 하나되지 못하리니. 부분에 집착하여 섣불리 결론을 내리리니. 일단 판단하면 성장하지 못하리니. 판단은 틀지워진 마음에서 나오는 것. 마음은 늘 판단하려 한다.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위험스럽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여행엔 끈이 없는 법. 한 길이 지나면 또다른 길이 있고, 한 문이 닫히면 또다른 문이 열리느니. 그대가 한 봉우리에 올라서면 언제나 더 높은 봉우리가 또 나타난다. 신에게 가는 길은 끝 없는 여행. 용기있고 재짱 있으라. 목적지 걱정일랑 아예 하질 말고 여행  자체를 즐기라. 안심하고 순간순간을 살며 즐기라. 온몸으로 걸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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