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12 10:06

어머니의 한쪽 눈

조회 수 6023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머니의 한쪽 눈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청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청년은 외출에서 돌아오다가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란 어머니가 가슴 조이며 병원에 달려갔지만, 불행히도 청년은 이미 두 눈을 실명하고 말았다. 멀쩡하던 두 눈을 순식 간에 잃어버린 청년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철저하게 닫은 채 우울하게 지냈다. 바로 곁에서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는 어머니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아팠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청년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그에게 한쪽 눈을 기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깊은 절망 감에 빠져 있던 그는 그 사실조차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한쪽 눈 이식 수술을 미친 청년은 한동안 붕대로 눈을 가리고 있어야 했다. 그때도  청년은 자신을 간호하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애꾸눈으로 살아가냐며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청년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청년은 붕대를 풀게 되었다. 그런데 붕대를 모 두 풀고 앞을 본 수간 청년의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앞에는 한쪽 눈만을 가진 어머니가 애틋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 고 있었던 것이다.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네게 장님 몸뚱이가 짐이 될 것 같 아서...."

  어머니는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생활성서> 98년 4월호 독자글 중에서 - 좋은 생각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2618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1493
2994 천자문이 4언 250구로 된 한편의 시라고? 바람의종 2007.09.26 14480
2993 인터넷 시대 ‘말과 글’의 기묘한 동거 by 진중권 바람의종 2007.10.05 9446
2992 정말 당신의 짐이 크고 무겁습니까? 바람의종 2007.10.10 18373
2991 모든 것은 지나간다 바람의종 2007.10.10 6673
2990 쥐인간의 죄책감은 유아기적 무의식부터? - 강박증에 대하여 바람의종 2007.10.10 24995
2989 친애란 무엇일까요? 바람의종 2007.10.24 10707
2988 나를 만들어 준 것들 바람의종 2007.12.14 5794
2987 행복을 전하는 글 바람의종 2007.12.14 5962
2986 좋은 마음이 고운 얼굴을 만든다 바람의종 2007.12.17 5181
2985 인생은 서로 고마워서 산다 바람의종 2007.12.18 6481
2984 인생의 빛과 어둠이 녹아든 나이 바람의종 2007.12.27 6496
2983 어머니 바람의종 2007.12.27 5419
2982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中 - 베르나르 베르베르 바람의종 2008.01.15 9106
2981 지란 지교를 꿈꾸며 中 - 유안진 바람의종 2008.01.16 8056
2980 참기름 장사와 명궁 바람의종 2008.01.28 7729
2979 진정한 길 바람의종 2008.01.31 9203
2978 젊은이들에게 - 괴테 바람의종 2008.02.01 16086
2977 용서하는 마음 바람의종 2008.02.02 6833
2976 진득한 기다림 바람의종 2008.02.03 6887
2975 사사로움을 담을 수 있는 무한그릇 바람의종 2008.02.03 7988
2974 하늘에서 코끼리를 선물 받은 연암 박지원 바람의종 2008.02.09 13656
2973 진실한 사랑 바람의종 2008.02.11 7974
» 어머니의 한쪽 눈 바람의종 2008.02.12 6023
2971 나는 네게 기차표를 선물하고 싶다 바람의종 2008.02.13 7665
2970 사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바람의종 2008.02.14 67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21 Next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