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8 15:08

참기름 장사와 명궁

조회 수 7778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참기름 장사와 명궁

 송나라에 진요자라는 명궁이 있었다. 그는 활을 어찌나 잘 쏘는지 나라안팎에 그와 겨룰 만한 궁사가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활을 쏘고 있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기름 파는 노인이 그 모습을 지켜 보았다. 노인은 진요자가 화살 열 개 가운데 아홉개를 명중시키자 희마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요자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노인에게 물었다.

"노인장, 제 궁술의 비결이 뭔지 궁금하십니까?"

그러자 노인은 별 것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습니까? 활이 당신 손에 푹 익은 것 같군요."

노인의 말에 진요자는 기분이 나빠졌다.

"아니 제 솜씨를 어찌 그렇게 가볍게 평가하십니까? 이건 하루 이틀에 배울 수 있는 궁술이 아닙니다."

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아, 화내지 마시오. 내가 참기를 장사를 오래 하다보니 조금 이치를 아는 것 뿐이라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진요자가 묻자 노인은 호리박처럼 생긴 참기름 병을 꺼내 땅 위에 놓더니 엽전으로 그 주둥이를 막았다. 그리고 참기름을 국자로 떠서 병 속에 흘려 넣었다. 그런데 노인의 키높이에서 흘려보낸 참기름이 엽전의 조그만 구멍 속으로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진요자가 살펴보니 엽전에는 침기를이 한 방울도 붇지 않았다. 진요자는 노인의 솜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노인이 말했다.

"아아, 놀라지 마시오. 나도 뭐 별다른 비결이 있는게 아니니까. 다만 손에 푹 익었을 뿐이라오."

그 말을 들은 진요자는 노인에게 깊이 머리 숙여 적을 했다. 이후 진요자는 활을 쏘는데 있어 결코 자만하지 않았다.

인간관계를 열어주는 108가지 따뜻한 이야기 中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4688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3532
2627 아침의 기적 바람의종 2009.03.01 5201
2626 저녁의 황사 - 도종환 (134) 바람의종 2009.03.01 10603
2625 새 - 도종환 (135) 바람의종 2009.03.01 6085
2624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습니까 - 도종환 (136) 바람의종 2009.03.01 6716
2623 욕 - 도종환 (137) 바람의종 2009.03.03 6157
2622 꿈의 징검다리 바람의종 2009.03.03 5144
2621 라일락 향기 바람의종 2009.03.03 6732
2620 봄은 먼데서 옵니다. - 도종환 (138) 바람의종 2009.03.08 7343
2619 봄은 낮은 데서 옵니다. - 도종환 (139) 바람의종 2009.03.08 5475
2618 봄은 소리 없이 옵니다. - 도종환 (140) 바람의종 2009.03.14 6559
2617 봄은 차례차례 옵니다 - 도종환 (141) 바람의종 2009.03.14 6242
2616 봄은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 도종환 (142) 바람의종 2009.03.14 5056
2615 그래도 사랑하라 바람의종 2009.03.14 5088
2614 통찰력 바람의종 2009.03.14 7230
2613 마음의 평화 바람의종 2009.03.14 4446
2612 비교 바람의종 2009.03.14 4548
2611 없는 돈을 털어서 책을 사라 바람의종 2009.03.14 4393
2610 정신적 지주 바람의종 2009.03.14 6293
2609 '사랑한다' 바람의종 2009.03.14 6184
2608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 바람의종 2009.03.14 6968
2607 책이 제일이다 바람의종 2009.03.16 6578
2606 꽃은 소리 없이 핍니다 - 도종환 (143) 바람의종 2009.03.16 6000
2605 대팻날을 갈아라 바람의종 2009.03.17 3581
2604 그대도 나처럼 바람의종 2009.03.18 5111
2603 민들레 뿌리 - 도종환 (144) 바람의종 2009.03.18 749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