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220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우리는 일을 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직 열정과 설렘과 뜨거움으로만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삶으로 사랑하기도 하고 정으로 사랑하며 살기도 합니다.
  
  생에 있어서 감동의 기억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개인과 사회를 밀고 가는 가장 큰 원동력의 하나가 감동입니다. 그러나 벅찬 감동으로 서로를 끌어안던 날이 있지만 감동이 영원히 우리를 밀고 가는 건 아닙니다. 감동이 추억의 자리로 물러난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우리 인생입니다.
  
  늘 뜨거운 감동과 눈물 나게 아름다운 일만을 경험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뜨겁던 날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나날의 삶이 있는 겁니다.
  
  잎이 다 지고 세상이 황량하게 바뀌고 있는 걸 보면서도 떠나야 하는 길이 있고 이정표를 잃고 방황하면서도 멈추지 말고 찾아가야 할 땅이 있는 겁니다.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7891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6972
2652 출발 시간 바람의종 2009.02.03 7106
2651 불과 나무 - 도종환 (126) 바람의종 2009.02.04 6188
2650 엄마의 주름 바람의종 2009.02.06 5398
2649 자작나무 - 도종환 (127) 바람의종 2009.02.06 8847
2648 소개장 바람의종 2009.02.08 5552
2647 디테일을 생각하라 바람의종 2009.02.09 4542
2646 불타는 도시, 서울을 바라보며 - 도종환 (128) 바람의종 2009.02.09 5564
2645 아,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인가요 (129) 바람의종 2009.02.12 4575
2644 오늘 결정해야 할 일 바람의종 2009.02.12 5514
2643 천천히 걷기 바람의종 2009.02.12 6823
2642 천애 고아 바람의종 2009.02.13 7383
2641 겨울 나무 - 도종환 (130) 바람의종 2009.02.14 9203
2640 스트레스 바람의종 2009.02.14 5408
2639 상상력 바람의종 2009.02.17 6634
2638 흐린 하늘 흐린 세상 - 도종환 (131) 바람의종 2009.02.17 7690
2637 젊어지고 싶으면 사랑을 하라! 바람의종 2009.02.18 5853
2636 가까이 하면서도 물들지 않는 사람 - 도종환 (132) 바람의종 2009.02.18 6498
2635 이글루 바람의종 2009.02.19 6202
2634 악덕의 씨를 심는 교육 - 도종환 (133) 바람의종 2009.02.20 6731
2633 이런 사람과 사랑하세요 바람의종 2009.02.21 6663
2632 가난한 집 아이들 바람의종 2009.03.01 6971
2631 바람 부는 날 바람의종 2009.03.01 5829
2630 마음의 온도 바람의종 2009.03.01 5280
2629 몸 따로 마음 따로 바람의종 2009.03.01 4505
2628 아빠의 포옹 그리고 스킨십 바람의종 2009.03.01 54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