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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가로수의 독백



‘새삼’이라는 풀이 있습니다. 나무에 기생하는 일년초인데 씨앗에 싹이 터서 다른 나무에 올라붙게 되면, 스스로 제 줄기를 끊고 그 나무줄기에 다시 뿌리를 내립니다. 그러고는 흡혈귀처럼 나무줄기로부터 양분을 빨아먹습니다.
녀석은 철사 같은 줄기로 다른 나무에 정착해 제대로 자리잡았다 싶으면 꽃과 열매 맺기에만 열중합니다. 자기가 뿌리내린 나무가 죽든 말든 관심이 없죠.
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새삼이 떠오릅니다. 주변 생명체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과, 다른 나무에게 붙어 양분을 취하면서 오로지 제 삶에만 열중하는 새삼이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 출전: 우종영 산문집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중앙M&B, 2003)


 







나무의사 우종영 프로필


1954년생. 나무관리회사 ‘푸른공간’ 대표이며, 각종 시민단체에서 나무 강의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은책으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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