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26. 비교

  <높고 낮음, 우월함 저열함이 따로 없느니, 모두가 마땅하다>

  아주 당당한 무사가 선사를 찾았다. 천하에 유명한 그 무사는 선사를 본 순간, 선사의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본 순간, 돌연 열등감에 휩싸였다. 무사가 선사에게 말하기를,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소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모든 게 좋았었소이다.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웬지 모를 열등감이 엄습하는군요. 일찍이 가져 본 적이 없는 느낌이오. 수없이 죽음을 만났지만 두려움이라곤 알지 못하였는데, 이 놀라움이 웬 것이란 말입니까?>
  선사가 말하기를,
  <기다리시오.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거든 내 말해 주겠소>
  선사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이 하루종일 그칠 새가 없었다. 무사는 기다리다가 지쳐서 못내 안절부절하였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겨우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첬다. 무사가 얼른 물었다.
  <자, 이제 말씀해 주시겠소이까?>
  선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밖으로 나갑시다>
  마침 보름날이었다. 산등성이 위로 둥근 보름달 이 막 떠오르고 있었다. 선사가 말했다.
  <이 나무들 좀 보시게. 한 나무는 하늘로 쭉 뻗어 올랐고, 다른 한 나무는 키가 아주 작지. 이 나무들은 수십 년을 내 창문 옆에서 살았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었소. 키 작은 나무가 키 큰 나무한테, 난 왜 그대 앞에 서면 열등감을 느끼지? 하고 입도 벙긋한 적이 없소. 자, 이 나무는 작고 이 나무는 크지. 난 이 나무들한테서 아무런 소리도 못 들었소. 왜 그런가?>
  무사가 답하기를,
  <이것들은 비교할 줄 모르지 않소이까>
  선사가 말하기를,
  <오호, 내게 물을 것도 없겠네 그려. 해답을 알고 있으니>

  비교하지 않으면 우월하고 저열한 모든 게 사라진다. 그럴 때 그대는 단지 있을 뿐. 조그만 풀 뿌리든 키 큰 나무든 그저 있을 뿐. 풀잎 하나도 큰 별처럼 절대로 있는 것. 뻐꾸기 울음소리도 붓다의 말씀처럼 절대로 있는 것. 그대, 세상 만물을 보라. 모든 게 절대로 있고, 모두가 마땅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2373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101802
2760 59. 큰 웃음 風文 2021.11.05 541
2759 5분 글쓰기 훈련 風文 2015.01.20 6918
2758 5분 청소 바람의종 2010.10.04 3301
2757 60조 개의 몸 세포 風文 2023.07.22 596
2756 6개월 입양아와 다섯 살 입양아 風文 2023.01.10 646
2755 6세에서 9세, 66세에서 99세까지 風文 2013.07.09 10571
2754 6초 포옹 風文 2015.07.30 8428
2753 8,000미터 히말라야 산 바람의종 2011.11.14 3752
2752 8.15와 '병든 서울' - 도종환 (57) 바람의종 2008.08.19 8933
2751 80대 백발의 할머니 風文 2023.08.28 763
2750 80세 노교수의 건강 비결 두 가지 風文 2024.03.27 602
2749 9. 아테나 風文 2023.10.18 690
2748 <죽은 시인의 사회> 中 바람의종 2008.02.23 8557
2747 AI 챗지피티ChatGPT가 갖지 못한 것 風文 2024.02.08 605
2746 GOD 바람의종 2011.08.07 3144
2745 Gustav Klimt and the adagietto of the Mahler 5th symphony 바람의종 2008.03.27 14018
2744 Love is... 風磬 2006.02.05 18079
2743 solomoon 의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17대 대선 특별판) 바람의종 2007.12.20 8242
2742 TV에 애인구함 광고를 내보자 바람의종 2008.09.25 9737
2741 ‘옵아트’ 앞에서 인간은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다! 바람의종 2007.08.15 46243
2740 「"에라이..."」(시인 장무령) 바람의종 2009.07.06 7776
2739 「1997년도라는 해」(시인 김영남) 바람의종 2009.07.29 7967
2738 「2호차 두 번째 입구 옆자리」(시인 차주일) 바람의종 2009.07.06 9295
2737 「개는 어떻게 웃을까」(시인 김기택) 바람의종 2009.05.28 10994
2736 「개업식장이 헷갈려」(시인 이대의) 바람의종 2009.08.03 78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