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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에게는 조세핀이라고 하는 사랑하는 부인이 있었다. 조세핀은 원래는 아주 비천한 출신인데 나폴레옹의 사랑을 받으면서 왕비가 되었다. 나폴레옹은 전쟁터에 나갔다가 돌아갈 올 때 조세핀이 너무너무 보고 싶어 편지를 보내곤 했는데, 그가 아내에게 주로 한 말이 “나는 당신에게 지금 가고 있다. 절대로 샤워하지 마라.”는 다소 황당한 것이었다.
과연 그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 ‘당신은 절대로 향수를 뿌리지 마라. 당신의 몸 냄새가 향수다.’ 이런 내용이 아니었을까?



마를린 먼로가 차츰 차츰 유명해지려고 할 때 한 연애신문 기자가 마를린 먼로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기자가 “당신은 잘 때 무엇을 입고 자십니까?”하고 물었더니, 마를린 먼로는 “저는 아무것도 안 입고 자요. 단지 샤넬 퍼퓸 한 방울만 뿌리고 자지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기사로 인해, 당시 먼로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수많은 미국 남자들의 상상 세계를 장악을 함으로써 슈퍼스타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향수의 어원을 짚어보기 전, 먼저 냄새의 역사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냄새(parfum)라는 단어는 어원적으로 perfuhum이라는 말에서부터 유래되었다. ‘per’는 ‘무엇무엇을 통해서’라는 뜻이고, ‘fuhum’이라는 단어는 연기를 지칭한다. 그래서 최초의 향수를 ‘그것을 맡으면 우리를 도취시키는 어떤 것’이라고 을 정의할 수 있다.

향수의 최초 단계는 결국 원시사회에서 불이 발견되면서 나무 타는 냄새, 즉 장작이 활활 타들어가면서 진한 연기 뒤에 불꽃이 사그라질 즈음, 약하게 흐린 연기가 피어오르는데, 그것이 바로 최초의 향수라고 할 수 있다. ‘- 훈제’라고 하는 것들이 바로, 이 연기를 쐰 것을 말한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캠프파이어를 하던 때를 생각해 보라. 장작이 활활 타오르다가 마지막 연기가 피어오를 즈음, 사람들은 숙연해 지곤 한다. 숯이 될 것처럼 빨갛게 타오르는 음식과 거기서 나오는 냄새에 취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최초의 제의 방식은 불을, 모닥불을 피워놓고 했고 또 제의는 일종의 ‘오롯’이었다.

오롯은 일종의 광란의 카니발인데, 카니발을 할 때 물론 여러 가지 광란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도치상태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장치가 있었겠지만 그 중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불러일으켰던 것이 모닥불 타면서 나는 연기다. 이 연기라는 것, 즉 향수라고 하는 것은 연기를 통해서 라고 하는 어원에서 나왔다.


‘왜 연기가 최초의 사람을 도취시키는 냄새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것을 가만히 생각을 하다보면 모닥불타서 빨갛고 강렬하게 타오르는 그 숯의 색깔을 무심코 떠올리게 된다.

이것은 죽을 때 일어나는 어떠한 가장 강렬한 열기라고 볼 수 있다. 촛불도 사실은 가장 겉이 뜨거운 게 아니라 속이 뜨겁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불꽃이 사라지면서 마지막 단계로 건너가 타오르는 그 무엇이 있는데, 그것을 우리는 Euphorie라고 부른다. Euphorie이란 어떤 황홀감을 뜻한다.

나무라는 존재가 완전히 사그라질 때 일어나고 있는 어떤 기운이 있다고 하자. 그 기운이 바로 연기라고 하는 냄새로 전달되고 그 냄새를 통해서 우리는 도취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냄새가 결국은 존재와 존재의 어떤 소멸과 깊은 관계를 맺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의 합리화 과정을 살펴보면, 인간을 냄새의 세계 혹은 신체적으로부터 신적 세계, 정신의 세계, 종교의 세계로 끌고 나가려는 의지를 알 수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을 십자가적 관점이라고 본다면, 우리는 예수라는 사람이 어떻게 신체를 극복했는가를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다. 극복될 수 있는 대상, 즉 신체를 뛰어 넘은 사람이 예수인 것이다.

신체 문제를 가지고 성경을 읽으면 근본적으로 기독교 이전에 여전히 유효했었던 냄새의 세계가 향기의 세계로 변형되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바울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향기, 즉 신체로부터 흘러나오는 냄새라고 하는 것은 정액의 냄새, 우리를 유혹하는 욕망의 냄새 이런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하느님한테 기도하면서 절제를 감해하는 금욕주의자의 몸에서 맡아지는 냄새라는 것이다. 진정 아름다운 냄새는 바로 끊임없는 수도를 거쳐 하느님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자에게 나는 냄새이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에서 말하는 향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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