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7 07:08

아배 생각 - 안상학

조회 수 6459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배 생각

안상학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 니, 오늘 외박하냐?
  -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 야야, 어디 가노?
  - 예… 바람 좀 쐬려고요.
  -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 《좋은생각》 2008년 4월호 중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4267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3111
102 부처님 말씀 / 도종환 윤영환 2008.05.14 6030
101 지하철에서 노인을 만나면 무조건 양보하라 바람의종 2008.05.22 7478
100 로마시대의 원더랜드, ‘하드리아누스의 빌라’ 바람의종 2008.05.22 13218
99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아라 바람의종 2008.05.22 6854
98 내가 행복한 이유 바람의종 2008.05.13 5035
97 개 코의 놀라운 기능 바람의종 2008.05.08 8635
96 원초적인 생명의 제스처, 문학 바람의종 2008.05.06 8714
95 시간은 반드시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 바람의종 2008.04.29 7546
94 마음으로 소통하라 바람의종 2008.04.25 5589
93 교환의 비밀: 가난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바람의종 2008.04.22 6517
92 행복한 농사꾼을 바라보며 바람의종 2008.04.22 8431
» 아배 생각 - 안상학 바람의종 2008.04.17 6459
90 행운에 짓밟히는 행복 바람의종 2008.04.16 8110
89 행복한 미래로 가는 오래된 네 가지 철학 바람의종 2008.04.16 7930
88 소를 보았다 바람의종 2008.04.11 9268
87 불가능에 도전하는 용기학교 바람의종 2008.04.11 5925
86 현대예술의 엔트로피 바람의종 2008.04.09 18443
85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행복해지는 법 바람의종 2008.04.02 8591
84 사랑이 잔혹한 이유는 에로스 신 부모 탓? 바람의종 2008.03.27 26084
83 오늘을 위한 아침 5분의 명상 바람의종 2008.03.20 8419
82 현실과 이상의 충돌 바람의종 2008.03.16 9419
81 문학대중화란 - 안도현 바람의종 2008.03.15 6442
80 고백할게 바람의종 2008.03.14 8522
79 세상을 사는 두 가지의 삶 바람의종 2008.03.14 7469
78 대학생의 독서 바람의종 2008.03.13 69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