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6720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자족에 이르는 길 / 도종환




키요자와 만시는 내면의 자족에 이르는 것이 신심의 정점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생선을 즐겨 먹지만 생선이 없다 해서 불평하지 않는다. 재물을 즐기되 그 모든 재물이 없어졌다 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높은 벼슬자리에 앉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물러날 때 아까워하지 않는다. 지식을 탐구하되 남보다 더 안다 해서 뽐내지 않고 남보다 덜 안다 해서 주눅들지 않는다.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산 속에서 밤하늘 별을 보며 잠자리에 드는 것을 경멸하지 않는다. 좋은 옷을 입지만 그 옷이 더러워지고 찢어져도 태연하다. 이와 같은 품성을 지녔기에 신심을 얻은 사람은 자유인이다. 아무 것도 그를 가두거나 가로막지 못한다."

불교에세이 『겨울부채』에 나오는 말입니다. 늘 그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며, 어떤 경우에도 집착하지 않을 때 이런 마음을 지닐 수 있을 겁니다. 재물이 없어졌지만 그게 본래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내가 맡아가지고 있던 것이라 생각하면 서운하지 않습니다. 높은 자리도 나만 앉아야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내가 잠시 앉았다 내주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자리가 그렇습니다. 내가 가진 지식은 내 분야의 지식입니다. 내가 모르는 분야도 많고 내가 조금 더 아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도 극히 작은 부분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교만할 이유도 주눅들 이유도 없는 것이지요.

좋은 옷도 더러워지고 새 옷도 시간이 흐르면 낡은 옷으로 변하는 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것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저택에 살든 산속 오두막에 살든 서로를 경멸하지 않고 사는 삶, 스스로 만족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그런 품성을 지닌 사람이 참 자유인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6973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6064
127 '바운스', 일류인생의 일류노래 윤안젤로 2013.05.20 9359
126 '바로 지금' 윤안젤로 2013.03.11 9362
125 '믿어주는' 칭찬 바람의종 2010.07.17 3309
124 '무한 신뢰' 친구 바람의종 2012.08.29 7118
123 '무의식'의 바다 바람의종 2012.08.13 6186
122 '몰입의 천국' 風文 2019.08.23 496
121 '명품 사람' 風文 2015.04.28 7348
120 '멋진 할머니'가 되는 꿈 風文 2023.04.03 538
119 '말하는 법' 배우기 바람의종 2012.05.25 6963
118 '마음의 기술' 하나만으로... 바람의종 2012.09.25 6901
117 '땅 위를 걷는' 기적 바람의종 2010.03.02 3932
116 '땅 위를 걷는' 기적 風文 2015.04.20 8162
115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風文 2022.05.18 555
114 '디제스터'(Disaster) 風文 2020.05.03 520
113 '듣기'의 두 방향 바람의종 2009.05.01 5625
112 '두번째 일' 바람의종 2009.05.20 5679
111 '두려움' 風文 2017.12.06 3533
110 '돈을 낙엽처럼 태운다' 바람의종 2012.07.19 6238
109 '도전 자격증' 바람의종 2010.07.04 3056
108 '도사'가 되라 風文 2014.10.18 11675
107 '더하기 1초' 바람의종 2010.07.19 3401
106 '더러움'을 씻어내자 바람의종 2012.11.28 7880
105 '당신을 존경합니다!' 바람의종 2013.01.10 7707
104 '당신을 거울삼아 열심히 살겠다' 바람의종 2011.07.08 4500
103 '당신은 미쳐야 합니다' 윤영환 2011.01.28 44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