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8.21 12:21

쑥갓꽃 - 도종환 (59)

조회 수 6343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오히려 조용히 핀다
  
  한두 해를 살다가도 꽃은
  오히려 꼿꼿하게 핀다
  
  쓰리고 아린 것을 대궁 속에 저며두고
  샛노랗게 피어나는 쑥갓꽃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아우성치지 않고 핀다
  
  한여름에 피는 쑥갓꽃을 바라보다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 오히려 조용히 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란 쑥갓꽃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꽃들이 아우성치지 않으면서 핍니다. 내가 피운 꽃을 보아 달라고 소리소리 지르거나 내가 피운 꽃을 알아주지 않아 서운해 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꽃들이 그러합니다. "한두 해를 살다가도 꽃은 / 오히려 꼿꼿하게" 핍니다. 속으로 얼마나 쓰리고 아른 것들이 많으면 쑥갓의 몸에 그렇게 쌉싸롬한 것들이 배어 있겠습니까? 그러나 쑥갓꽃은 내색하지 않습니다. 그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을 뿐입니다. 조용히 피어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피운 꽃 옆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 어떤 목소리로 있는 것일까요?










   
 
  도종환/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風文 2023.02.04 10359
공지 친구야 너는 아니 1 風文 2015.08.20 99679
227 선택의 기로 風文 2020.05.14 590
226 좋은 관상 風文 2021.10.30 589
225 외로움을 덜기 위해서 風文 2023.01.13 589
224 조용한 응원 風文 2019.08.08 588
223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風文 2022.01.30 588
222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 -7。1。 風文 2023.11.11 588
221 사랑하게 된 후... 風文 2019.08.14 587
220 진실이 가려진 최악의 경우 風文 2022.02.08 586
219 흥미진진한 이야기 風文 2023.07.29 586
218 제가 그 희망이 되어드릴게요 風文 2023.02.04 585
217 곡지(曲枝)가 있어야 심지(心志)도 굳어진다 風文 2023.04.06 585
216 나의 치유는 너다 風文 2019.08.06 584
215 길을 잃어도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風文 2022.01.09 584
214 거절을 열망하라 - 릭 겔리나스 風文 2022.10.06 583
213 최상의 결과를 요청하라 風文 2022.10.15 583
212 호기심 천국 風文 2022.12.19 583
211 생애 최초로 받은 원작료 風文 2022.01.12 582
210 쉰다는 것 風文 2023.01.05 582
209 단골집 風文 2019.06.21 579
208 잠깐의 여유 風文 2022.01.26 579
207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을 할 때 風文 2021.11.10 578
206 자기 가치를 요청한 여성 - 제인 블루스테인 風文 2022.08.28 578
205 실컷 울어라 風文 2022.12.15 578
204 그녀가 당신을 사랑할 때 風文 2022.02.04 577
203 올가을과 작년 가을 風文 2023.11.10 57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