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9107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느 한 가로수의 독백



‘새삼’이라는 풀이 있습니다. 나무에 기생하는 일년초인데 씨앗에 싹이 터서 다른 나무에 올라붙게 되면, 스스로 제 줄기를 끊고 그 나무줄기에 다시 뿌리를 내립니다. 그러고는 흡혈귀처럼 나무줄기로부터 양분을 빨아먹습니다.
녀석은 철사 같은 줄기로 다른 나무에 정착해 제대로 자리잡았다 싶으면 꽃과 열매 맺기에만 열중합니다. 자기가 뿌리내린 나무가 죽든 말든 관심이 없죠.
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 새삼이 떠오릅니다. 주변 생명체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과, 다른 나무에게 붙어 양분을 취하면서 오로지 제 삶에만 열중하는 새삼이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 출전: 우종영 산문집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중앙M&B, 2003)


 







나무의사 우종영 프로필


1954년생. 나무관리회사 ‘푸른공간’ 대표이며, 각종 시민단체에서 나무 강의를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은책으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야, 나무야 왜 슬프니?』 등이 있다.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5739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4664
    read more
  3. 전 존재를 기울여

    Date2012.11.30 By바람의종 Views9145
    Read More
  4. 착한 사람 정말 많다

    Date2014.11.29 By風文 Views9143
    Read More
  5. 개울과 바다 - 도종환

    Date2008.07.21 By바람의종 Views9141
    Read More
  6. 항상 웃는 내 모습에 자부심을 갖는다

    Date2012.09.18 By바람의종 Views9140
    Read More
  7. 어느 한 가로수의 독백 - 우종영

    Date2006.11.21 By風磬 Views9107
    Read More
  8. 토닥토닥

    Date2012.09.14 By바람의종 Views9106
    Read More
  9. 칼국수

    Date2014.12.08 By風文 Views9105
    Read More
  10.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능력

    Date2013.03.18 By윤안젤로 Views9103
    Read More
  11. '병자'와 '힐러'

    Date2013.05.27 By윤안젤로 Views9093
    Read More
  12. 한계점

    Date2013.04.03 By윤안젤로 Views9093
    Read More
  13. 고흐에게 배워야 할 것 - 도종환 (72)

    Date2008.09.23 By바람의종 Views9089
    Read More
  14. 불사신

    Date2014.12.03 By風文 Views9059
    Read More
  15. 공기와 장소만 바꾸어도...

    Date2012.06.01 By바람의종 Views9052
    Read More
  16. 「성인용품점 도둑사건」(시인 신정민)

    Date2009.07.17 By바람의종 Views9041
    Read More
  17. 청년의 가슴은 뛰어야 한다

    Date2014.08.18 By風文 Views9027
    Read More
  18. 들국화 한 송이 - 도종환 (78)

    Date2008.10.09 By바람의종 Views9017
    Read More
  19. 나를 바라보는 시간

    Date2015.07.26 By風文 Views9015
    Read More
  20. '짓다가 만 집'과 '짓고 있는 집'

    Date2013.03.28 By윤안젤로 Views9008
    Read More
  21. 관점

    Date2014.11.25 By風文 Views9005
    Read More
  22. 쉬어가라

    Date2012.05.18 By바람의종 Views8993
    Read More
  23. 길 떠나는 상단(商團)

    Date2008.06.23 By바람의종 Views8980
    Read More
  24. 그대에게 의미있는 일

    Date2012.12.17 By바람의종 Views8970
    Read More
  25. '보이는 것 이상'

    Date2013.05.13 By윤영환 Views8964
    Read More
  26. 엄마의 기도상자

    Date2013.02.14 By바람의종 Views8950
    Read More
  27. 휴 프레이더의 '나에게 쓰는 편지' 中 -

    Date2008.03.10 By바람의종 Views891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