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065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안네 프랑크의 일기 

  "다른 여자 아이들과 같은 식으로는 살지 않기로 결심했어.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다른 부인들처럼 살지도 않을 거야. 난 너무 멋있게 태어났거든. 그러니까 이런 위기에서도 웃을 수 있는 거야. 내겐 아직도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좋은 점들이 많아. 난 젊고, 강하고, 커다란 모험 속에서 살고 있어. 하루 종일 불평만 투덜대면서 살 수는 없지. 난 좋은 운을 타고났어. 난 성격도 좋지, 명랑하고 힘도 세. 매일매일 나는 내면에서 성장하고 있는 걸 느껴. 해방의 순간이 가까워 오고 있잖아? 자연은 아름답고 인간은 착하고, 그런데 왜 내가 절망 속에 빠져 있어야만 하지?"
  
  싱싱한 힘이 느껴지는 이글은 안네 프랑크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쓴 글입니다. 나치의 학살을 피해 식품회사 창고에 비밀문을 만들어 은신처를 마련하고 숨어 지내며 쓴 일기입니다. 안네는 그때 열다섯 살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안네는 전쟁과 죽음의 공포를 피해 몇 년씩 숨어 살며 느끼는 답답함과 괴로움을 "날개가 부러져 캄캄한 밤에 혼자 둥우리를 지키며 노래를 부르는 새 같은 심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숨이 막힐 듯이 답답한 분위기, 납같이 무겁고 괴로운 마음, 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죽음 같은 고요함을 견디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두렵고 불안하고 답답한 생활 속에서도 안네는 자신을 향해 따뜻하게 속삭입니다. 자신에겐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좋은 점들이 많다는 것, 젊고, 강하고, 커다란 모험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하루 종일 불평만 투덜대면서 살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좋은 운을 타고났다고 말합니다. 거기다 성격도 좋고, 명랑하고 힘도 세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다른 아이들과 같은 식으로 살지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위기 속에서도 웃으며 살 줄 아는 낙천적인 성격으로 절망을 이기려고 합니다.
  
  안네의 이런 태도는 같은 또래의 소녀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용기와 감동을 줍니다. 오늘은 학생의 날입니다. 지금 우리는 전쟁과 죽음의 공포 속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런 안네의 말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도종환/시인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4494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3347
    read more
  3. 아,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인가 - 도종환 (84)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5095
    Read More
  4. 좋은 생각, 나쁜 생각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8712
    Read More
  5. 아무도 가지 않은 길

    Date2008.10.22 By바람의종 Views5858
    Read More
  6. 눈물 속에 잠이 들고, 기쁜 마음으로 일어났다

    Date2008.10.23 By바람의종 Views7039
    Read More
  7.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Date2008.10.23 By바람의종 Views7847
    Read More
  8. 깊이 바라보기

    Date2008.10.24 By바람의종 Views5817
    Read More
  9. 벌레 먹은 나뭇잎 - 도종환 (85)

    Date2008.10.25 By바람의종 Views8172
    Read More
  10. 멈출 수 없는 이유

    Date2008.10.25 By바람의종 Views7573
    Read More
  11. 헤어졌다 다시 만났을 때

    Date2008.10.27 By바람의종 Views8179
    Read More
  12. 혼자라고 느낄 때

    Date2008.10.29 By바람의종 Views7646
    Read More
  13. 내 몸은 지금 문제가 좀 있다

    Date2008.10.29 By바람의종 Views5975
    Read More
  14. 은행나무 길 - 도종환 (86)

    Date2008.10.29 By바람의종 Views6495
    Read More
  15. 김성희의 페이지 - 가을가뭄

    Date2008.10.30 By바람의종 Views8353
    Read More
  16. 사랑도 뻔한 게 좋다

    Date2008.10.30 By바람의종 Views5970
    Read More
  17.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87)

    Date2008.10.30 By바람의종 Views10163
    Read More
  18. 백만장자로 태어나 거지로 죽다

    Date2008.10.31 By바람의종 Views7330
    Read More
  19. 아홉 가지 덕 - 도종환 (88)

    Date2008.10.31 By바람의종 Views5850
    Read More
  20. 세상사

    Date2008.11.01 By바람의종 Views5893
    Read More
  21. 청소

    Date2008.11.03 By바람의종 Views7425
    Read More
  22. "10미터를 더 뛰었다"

    Date2008.11.11 By바람의종 Views7352
    Read More
  23. 그대의 삶은...

    Date2008.11.11 By바람의종 Views6399
    Read More
  24. 안네 프랑크의 일기 - 도종환 (89)

    Date2008.11.11 By바람의종 Views7065
    Read More
  25. 떨어지는 법 - 도종환 (90)

    Date2008.11.11 By바람의종 Views6742
    Read More
  26. 세상은 아름다운 곳 - 도종환 (91)

    Date2008.11.11 By바람의종 Views6406
    Read More
  27. 아주 낮은 곳에서

    Date2008.11.11 By바람의종 Views690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22 Next
/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