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188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 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우리는 일을 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직 열정과 설렘과 뜨거움으로만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삶으로 사랑하기도 하고 정으로 사랑하며 살기도 합니다.
  
  생에 있어서 감동의 기억이란 얼마나 소중한 것입니까? 개인과 사회를 밀고 가는 가장 큰 원동력의 하나가 감동입니다. 그러나 벅찬 감동으로 서로를 끌어안던 날이 있지만 감동이 영원히 우리를 밀고 가는 건 아닙니다. 감동이 추억의 자리로 물러난 뒤에도 부둥켜안고 가야 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우리 인생입니다.
  
  늘 뜨거운 감동과 눈물 나게 아름다운 일만을 경험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뜨겁던 날이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나날의 삶이 있는 겁니다.
  
  잎이 다 지고 세상이 황량하게 바뀌고 있는 걸 보면서도 떠나야 하는 길이 있고 이정표를 잃고 방황하면서도 멈추지 말고 찾아가야 할 땅이 있는 겁니다.










   
 
  도종환/시인

  1. 역대로 사람의 진정한 역사는 - 세종대왕

    Date2023.02.04 By風文 Views7318
    read more
  2. 친구야 너는 아니

    Date2015.08.20 By風文 Views96363
    read more
  3. 무엇이 소중한가 - 도종환 (75)

    Date2008.09.30 By바람의종 Views6374
    Read More
  4. 의심과 미움을 버리라

    Date2008.09.30 By바람의종 Views6848
    Read More
  5. 바로 지금

    Date2008.10.01 By바람의종 Views5862
    Read More
  6. 바다로 가는 강물 - 도종환 (76)

    Date2008.10.04 By바람의종 Views5442
    Read More
  7.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

    Date2008.10.04 By바람의종 Views7271
    Read More
  8. 여백 - 도종환 (77)

    Date2008.10.07 By바람의종 Views11541
    Read More
  9. 각각의 음이 모여

    Date2008.10.07 By바람의종 Views7700
    Read More
  10. 슬픔이 없는 곳

    Date2008.10.07 By바람의종 Views6356
    Read More
  11. 들국화 한 송이 - 도종환 (78)

    Date2008.10.09 By바람의종 Views9046
    Read More
  12.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7944
    Read More
  13.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6515
    Read More
  14. 내면의 싸움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5711
    Read More
  15. 저녁 무렵 - 도종환 (79)

    Date2008.10.10 By바람의종 Views8188
    Read More
  16. 최고의 유산

    Date2008.10.11 By바람의종 Views6626
    Read More
  17. 성인(聖人)의 길

    Date2008.10.13 By바람의종 Views5574
    Read More
  18. 하느님의 사랑, 우리의 사랑 - 도종환 (80)

    Date2008.10.13 By바람의종 Views7609
    Read More
  19. 내 인생의 걸림돌들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6992
    Read More
  20. 가끔은 보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6204
    Read More
  21. 약속 시간 15분 전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7197
    Read More
  22. 전혀 다른 세계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8034
    Read More
  23. 고적한 날 - 도종환 (81)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7032
    Read More
  24. 단풍 - 도종환 (82)

    Date2008.10.17 By바람의종 Views9272
    Read More
  25. 참 좋은 글 - 도종환 (83)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6596
    Read More
  26. 그대 이제 꿈을 말할 때가 아닌가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5967
    Read More
  27. 행복의 양(量)

    Date2008.10.20 By바람의종 Views649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22 Next
/ 122